제69화 주시완의 손을 내치다
하윤슬은 가진 것이 별로 없는 남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정선희를 달래기 위해 아무 말이나 뱉은 것이다.
그녀는 배우자가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사람이든 아니든 상관없었다. 가정에 충실하고 그녀를 사랑해 주면 되었다.
정선희의 반응을 보니 어떤 남자를 데려가든 한바탕 욕먹을 것 같았다. 병실 안에 들어가자마자 맞을지도 모른다.
“네 남자 친구를 직접 봐야겠어. 나의 인정을 받지 못한다면 바로 퇴원할 테니 그렇게 알아.”
“알겠어요. 조만간 데리고 갈게요.”
하윤슬은 애써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회사 일로 바쁜 와중에 정선희마저 그녀의 숨통을 조여왔다.
가짜 남자 친구를 찾는 건 밤을 새워서 계획안을 쓰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었다.
전화를 끊은 후, 하윤슬은 벽에 기대서 긴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었다. 세진 컴퍼니 프로젝트 마감일이 다가왔기에 최선을 다해서 준비해야만 했다.
하윤슬은 사무실로 돌아가서 자료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업무를 처리하다 보니 시간이 빠르게 흘렀다.
세진 컴퍼니에서 프로젝트 자료를 보고는 투자하겠다는 의향을 밝혔다.
하윤슬이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있을 때 안 좋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강태훈은 함께 병문안을 가자고 한 것이다.
하윤슬은 그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허수정의 질투를 유발하기 위해 몇 번이나 더 연기해야 하는지 물어보고 싶었다.
‘강태훈은 정말 멍청한 사람이야. 아니면 허수정한테 사실대로 말할까? 강태훈은 분명 허수정을 좋아하고 있단 말이야.’
그러나 하윤슬은 그럴 용기가 없었다. 계약을 파기하면 손해 보는 것은 그녀이기 때문이다.
하윤슬은 퇴근하기 전에 김서원과 같이 야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빌었다. 하지만 강태훈은 퇴근 시간에 맞춰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와.”
“알겠어.”
하윤슬은 사무실에서 나와 대표 전용 주차장으로 향했다. 강태훈은 운전석에서 내리면서 말했다.
“무슨 일 있었어?”
“아니. 피곤해서 그래.”
하윤슬은 몸이 아프다는 핑계를 대고 집에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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