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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화 준비되었어

하윤슬은 그의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 그녀는 호칭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오빠라고 부르는 건 어때? 혼인 신고를 한 사이니까 이렇게 부르는 게 좋을 것 같아.” 그녀는 어쩐지 민망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상황에서 최지석의 말대로 한다면 정선희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윤슬은 최지석과 함께 차에 올라탔다. 최지석은 과일뿐만 아니라 비싼 영양제를 사서 뒷좌석에 올려놓았다. 하윤슬은 조용히 은행 계좌 잔액을 확인했다. 최지석이 과일과 영양제를 산 것을 물어주려면 이 돈으로 부족할 것만 같았다. 최지석은 그녀를 향해 미소를 지었다. “주하는 네가 바빠서 이런 걸 준비하지 못할 거라고 했어. 그래서 오는 길에 산 거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아주머니를 뵈러 가는 거라서 여러 가지를 준비했어.” 하윤슬은 민망해서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괜히 민폐를 끼칠까 봐 걱정했어요. 선물을 사 올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고요. 지석 씨, 정말 감사해요. 과일과 영양제를 살 때 돈을 얼마나 썼는지 알려주면 계좌로 보내줄게요.” “주하 대신 네 어머니를 뵈러 간다고 생각해서 사 온 거야. 주하가 사든 내가 사든 다를 바 없어. 그리고 남자 친구로서 어머니를 뵈러 갈 때 빈손으로 가면 금방 들통날 거야.” “주하랑 지석 씨가 어떻게 똑같아요? 돈을 줄 테니까 사양하지 말아요. 저는 빚지고는 못 사는 성격이거든요.” 하윤슬은 최지석과 거리를 두는 것처럼 들렸다.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빚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기에 도움을 받으면 무조건 갚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 사이에 이런 것까지 따지면 조금 있다가 부부 연기를 할 수 있을까? 어머니를 설득하려면 연기를 잘 해야 하잖아.” 최지석은 하윤슬을 힐끗 쳐다보고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먼저 나를 네 남자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어. 이 일은 어머니를 설득한 후에 다시 얘기해도 늦지 않아.” 하윤슬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최지석을 바라보았다. 그의 말이 맞다는 걸 알지만 친한 친구의 오빠와 진지하게 만난다고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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