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유정연이 직접 칭찬한 것을 보면 최영훈의 신분이 그 이상이라는 뜻이었다.
찻잔을 들며 눈짓으로 최영훈을 몇 번 더 살핀 이석범은 이혜정이 여전히 멍하니 있는 것을 발견하고는 자연스럽게 웃으며 말했다.
“혜정아, 빨리 사인해!”
4천억 원 규모의 계약은 양측이 서명을 완료해야 비로소 확정되는 법, 그래서 일반적으로 계약을 체결할 때 을이 더욱 조바심을 내는 모습을 보이곤 했다.
그들은 이혜정이 아직 너무 어려서 거액의 주문에 겁을 먹은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혜정아, 뭘 망설이고 있는 거야?”
이운산도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물었다.
이 상황에 계약서를 집어 들고 내용을 확인한 최영훈은 계약서의 내용을 본 순간 얼굴색이 살짝 변했다.
“유 대표님, 계약서를 잘못 가져오신 것 아닌가요?”
평소에도 잔인하고 냉혹한 성격인 최영훈인지라 안색이 변하자 분노가 스며들어 주변 사람들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유정연 역시 최영훈에게 겁을 먹고 즉시 고개를 돌려 아린을 노려보며 꾸짖었다.
“계약서 잘못 가져온 거야?”
아린은 온몸을 덜덜 떨며 긴장한 얼굴로 말했다.
“아... 아닐 거예요. 계약서를 열 번 넘게 확인했어요. 문제없어요...”
유정연이 해외에서 돌아오자마자 이씨 가문과 협력하려 했다. 그것도 4천억 원 규모의 주문이었으니 어떻게 감히 소홀히 할 수 있겠는가?
유정연 역시 아린의 업무 능력을 믿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아린이를 자신의 곁에 비서로 남겨두지 않았을 것이다.
최영훈이 계약서를 유정연에게 돌려주며 말했다.
“제 여자친구 회사는 화성 테크입니다. 협력할 대상은 화성이지 화양이 아니에요!”
아린은 이 말을 듣고 즉시 설명했다.
“저희가 협력하려는 건 화양 테크예요. 화성은 휴대폰을 생산하고 화양은 반도체를 생산하는 회사죠. 저희가 필요한 건 화양의 휴대폰 반도체예요...”
이 말에 별장 전체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모든 사람이 꼼짝도 하지 않아 마치 시간이 이 순간 멈춘 듯했다.
세상 물정을 잘 아는 최영훈은 수백억 규모의 주문에도 익숙했던지라 눈살을 찌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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