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0화
이하음이 아무리 애를 써도 진태하가 아무런 반응이 없자 화가 난 이하음은 눈시울을 붉히더니 문을 박차고 나갔다.
진태하는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시간이 아직 이른 것을 보고 신분증을 가지고 은행에 가서 통장을 하나 만들었다.
2천억 원짜리 수표 세 장을 꺼내 업무를 처리하려 하자 은행 전체가 발칵 뒤집혔고 지점장은 잠옷을 입은 채 집에서 달려와 직접 진태하를 맞이했다.
업무를 마치고 나니 이미 저녁이었다.
간단히 패스트푸드로 식사를 해결한 진태하는 별장으로 돌아와 주머니에서 핏자국이 묻은 냅킨 한 장을 꺼냈다.
조심스럽게 휴지를 펼치니 안에 하얀색 벌레 두 마리가 꼼짝도 않은 채 들어있었다.
이것은 나선희에게 수술할 때 몰래 숨겨 둔 송충이 고충 두 마리였다.
그중 가장 큰 두 마리였는데 한 마리는 머리에 더듬이 한 쌍이 나 있었고 다른 한 마리는 외뿔이 달려 있었다.
진태하는 옛날식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 하나를 찾은 뒤 전화를 걸었다.
“와, 태하 오빠, 어쩌다 나에게 전화를 다 하는 거야?”
전화기 너머로 달콤한 소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녀의 목소리는 꾀꼬리가 골짜기에서 울며 날아오르는 것처럼 경쾌하고 귀에 착 달라붙었다.
집중력이 부족한 사람이라면 목소리만 들어도 빠져들 만했다.
“소연아, 너 송충이 고충에 대해 알아?”
진태하는 허튼소리 하지 않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소녀의 이름은 문소연, 어느 한 부족의 부족장 딸이었다.
이 부족은 고충을 잘 기르는 것으로 유명했다.
한때 고충 사육사가 고충을 제대로 키우지 못해 전체 부족이 멸망의 위기에 처한 적도 있었다.
그때 진태하 스승이 그를 데리고 전 세계를 유람하던 중 우연히 이 부족을 만나게 되면서 부족을 구해줬다.
부족장은 진태하의 잠재력을 높이 사며 자신의 딸을 진태하에게 시집보내고 싶어 했다.
진태하의 스승이 진태하에게 약혼녀가 있다고 말하기 전까지 부족장 일가는 정말 집요하게 그에게 구애했다.
“송충이 고충이라...”
“사람 잘 찾아왔네! 우리 아빠가 최근에 막 송충이 고충 구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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