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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화

방 안에 가득한 핑크빛과 부드러운 인테리어를 본 윤천하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더니 갑자기 고개를 들어 진태하를 바라보았다. 한편 이미 검은색의 간편한 복장으로 갈아입은 진태하는 하얀 가면을 썼다. 가면 위에는 기이하게 웃는 얼굴이 그려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본 순간 무시무시한 냉기가 윤천하의 온몸을 휘감았다. 전장을 누비며 수없이 생과 사를 경험해 온 윤천하조차도 이 살기를 느끼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웃음의 사신, 역시 명불허전이로다! “가죠...” 진태하는 후드티 모자를 쓴 뒤 흔들거리며 윤천하 앞에 다가섰다. 그 모습에 윤천하는 다시 한번 놀랐다. 그러고는 이내 진태하를 데리고 별장 밖으로 나왔다. 길가에는 검은색 롤스로이스 쿨리넌이 정차해 있었다. 두 사람이 차에 탑승하자 운전기사가 액셀을 밟았다. 차는 그렇게 쌩하고 앞으로 내달렸다. 가는 길, 윤천하가 한마디 당부했다. “혈살에서 여덟 명을 출동시켰어요. 그 사람들도 생신잔치에 섞여 들어갈 테니, 반드시 영주님 곁을 떠나지 말고 경호해야 해요!” 진태하가 차갑게 말했다. “사람 경호하는 게 처음은 아니니 가르칠 필요 없어요.” 마스크에는 음성 변환기가 내장되어 있어 진태하의 목소리가 다소 낮고 육중하게 들렸다. 그 육중한 목소리는 강력한 위압감과 신비로움을 풍겼다. 윤천하가 담담하게 말했다. “나에게 그렇게 말하는 사람 태하 씨 말고는 없을 거예요...” 진태하가 고개를 돌려 윤천하를 힐끔 쳐다보자 윤천하는 즉시 입을 다물었다. 며칠 동안 윤천하는 진태하가 킬러라는 신분을 조사해냈다. 다크웹 암살자 랭킹 1위, 블러드 랭킹 9위, 그리고 총 72번의 미션 중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 진태하가 처리한 자들은 모두 적색 수배령에 오른 극악무도한 인물들이었다. 진태하 같은 킬러 옆에 있으니 윤천하는 마치 영주를 대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한 시간 후. 강주시 정씨 가문의 사유 별장. 경비가 삼엄한 별장 밖, 다수의 무장 특급 차량들이 왕래하며 순찰을 돌고 있었다. 공중에는 무인기가 날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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