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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화

“예!” 문밖에서 보안복을 입은 건장한 사내가 짧게 대답하더니 주머니에서 호루라기를 꺼내 불었다. 삐! 그 순간, 짐을 나르던 웃통 벗은 건장한 사내들이 벌떼처럼 몰려들어 순식간에 모였다. 강주시 서쪽 외곽, 해월포. 오래되고 낙후된 이 거리엔 청산 최대의 지하조직 ‘청죽사’ 제9분회가 자리 잡고 있었다. 강주시 5대 세력 중 하나인 손씨 가문의 가주인 손기백이 바로 그 제9분회의 초대 사장이었다. 손기백은 젊은 시절 청죽사를 도와 청산의 지하 세력을 통일했으며 이후 부하들을 이끌고 강주로 와 사업가로 전향해 합법적으로 삶을 정리해 갔다. 그의 세 아들은 가업을 착실하게 운영하며 안정적인 삶을 추구했고 모두 청죽사 일에는 관여하려 하지 않았다. 하지만 장남의 아들, 손기백의 장손 손웅만큼은 달랐다. 어릴 적부터 조직 사람들과 어울려 자라며 거리의 냄새를 몸에 익혔고 결국 할아버지로부터 제9지부의 사장 자리를 그대로 넘겨받았다. 손웅, 그 이름 하나만으로 강주의 내로라하는 인물들도 한발 물러설 만큼, 이미 거리 위에서는 무게가 다른 존재였다. 밤이 되자 해월포 거리엔 적막이 감돌았다. 도로변에는 진한 화장을 하고 아찔한 차림을 한 여자들이 손에 담배를 끼운 채 연기를 내뿜고 있었고 서너 명씩 모인 젊은 남자들은 골목에 서서 떠들썩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 중심에 위치한 ‘웅신 바’. 이 바의 고급 VIP룸 한편에서는 ‘까마귀’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사내가 인근 건설 현장의 하청업자들과 식사하고 있었다. 그는 노란색 염색 머리에 온몸이 근육질로 꽉 찬, 누가 봐도 건달 같은 외모였다. ‘까마귀’는 의자에 삐딱하게 기대앉아 거만하게 말한다. “똑같은 얘기 반복 안 해. 10억만 내. 아니면 꺼져.” “십... 십억이요?” “형님, 정말 농담도 잘하시네요. 우리가 어디서 그 많은 돈을 구해요?” 그중 한 명, 사십 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하청업자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며 가방에서 현금을 꺼내더니 식탁 위에 올려놨다. “현금 2천만원입니다, 형님. 일단 7번 거리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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