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1화

진태하 혼자만으로도 청죽사의 분파를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할 수 있었다. “네... 네가 까마귀 형님을 죽였어?” “얘들아, 까마귀 형님의 복수를 하자.” 청죽사의 한 문신 청년이 정신을 차리고 뒤에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에게 소리쳤다. 바로 그 순간 진태하가 눈 깜짝할 사이에 달려와 그의 목을 움켜쥐었다. 문신 청년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진태하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 “이하음 어디 있어?” 문신 청년은 죽음 앞에서도 굴하지 않겠다는 듯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진태하가 손에 힘을 가하자 문신 청년의 목이 부서졌다. 그제야 청죽사의 사람들은 겁에 질려 진태하를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그는 문신 청년의 시신을 바닥에 내던지고는 핏발이 선 두 눈으로 청죽사 사람들을 노려봤다. “만약 이하음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너희 모두 내 손에 죽는 수가 있어.” 청죽사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었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사람을 죽이는데 누가 감히 그의 말을 의심하겠는가? 전에 지하 3층에서 카드 게임을 하던 한 청년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그 두 여자분은 지하에 있어요... 다들 무사해요...” 진태하가 싸늘하게 말했다. “길 안내해.” 청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제대로 걷지도 못했다. 한참을 추스르고 나서야 힘없는 다리를 이끌고 진태하를 술집 쪽으로 데려갔다. “형님... 쿨럭... 우리 이제 어떡합니까?” 한 화물 운송 회사 직원이 힘겹게 침을 삼켰다. 오늘 저녁에 큰 싸움이라도 벌어질 줄 알았는데 청죽사 사람들이 맥도 못 추고 겁에 질릴 줄이야. 눈앞의 광경에 오광이 입을 다물지 못했다. ‘젠장... 저 사람 어떻게 저렇게 잔인할 수 있어? 주먹 한 방에 사람 머리를 터뜨리다니.’ 술집 지하 3층. 묵직한 철문에 굵은 쇠사슬이 걸려 있었다. 길을 안내하던 청년이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열... 열쇠는 까마귀 형님한테 있어요...” 진태하가 오른손으로 쇠사슬을 움켜쥐었다. 기를 모으고 확 잡아당기자 쇠사슬과 철문이 통째로 떨어져 나갔다. 길을 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