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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7장 대표님이 깨어났어요

그래서 박지환의 정신상태가 통제 불능의 지경에 이르렀던 거구나? 그리고 그때의 그녀는 전혀 눈치채지도 못하고 박지환더러 정기적으로 약을 마시라고 하며... 직접 몸에 독을 넣었었다니... 밤새도록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민서희는 눈을 드고 감을 때마다 은서경이 바닥에 쓰러져 있는 희미한 모습들이 눈에 보이다 그다음으로 피 묻은 얼굴이 달려들어 그녀의 목을 조르며 질책하고 있었다. 왜 나를 해치고 내 아들마저 가만두지 않는 거냐면서 말이다. 식은땀으로 놀라 깨어난 민서희는 배가 거북할 정도로 아프기 시작하며 마음속으로 더없이 무거운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었다. 민영매가 예전처럼 착하고 부드러운 엄마가 아니라는 걸 진작에 발견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민서희 씨, 누군가가 당신을 만나러 왔어요.” 한참이 지나 경찰들이 난간을 두드리자 미리 경찰서의 얘기를 나눴던 이민준은 바로 들어올 수 있었다. 경찰관이 떠나자 이민준은 착잡한 표정으로 말을 건넸다. “민서희 씨, 어제 찾으라고 했던 그 하인을 찾았는데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말로는 여사님이 받아준 고아라는데 부모도 없고 아무런 정보도 없는 터라 사람이 떠나면서 아무런 소식도 남기지 않았대요.” 민서희는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별로 놀라지 않았다. 일을 이렇게까지 진전을 시켰다는 건 그들이 만반의 준비를 했다는 의미이니 말이다. 그들은 절대 꼬투리를 잡히지 않을 것이다. “박지환 씨는요?” 박지환의 이름을 부르기만 해도 마음이 아픈 민서희는 자신이 늑대를 집에 들이지만 않았다면 일이 이 지경에 다다르지 않았을 거라는 후회만 남았다... 이민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대표님이... 몸이 많이 안 좋아서 아직도 혼수상태에 빠져 있어요. 의사 선생님말로는 당분간 깨어나기 힘들대요.” 민서희는 시선을 떨구었고 이민준이 위로했다. “그래도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대표님이 깨어나고 민서희 씨한테 죄를 지을지 말지 결정할 거라고 하니까 대표님이 일어나자마자 제가 제대로 설명하고 데리러 오도록 할게요.” “네...” 민서희는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럼 여사님은요? 세상을 떠났으면 시체는 어떻게 처리한 건데요?” “시체는 일단 영안실에 뒀는데 그것도 대표님이 깨어나고 좋은 날을 찾아 묻으실 거예요.” 민서희는 난간을 붙잡고 여러 가지 마음이 뒤섞여 있었다. 비록 은서경의 죽음에 가담한 건 아니지만 그 요인이 자신한테 있기도 하니 그 책임을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다. “장례를 치를 기회가 되면... 한 번 보러 갈래요...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싶어요.” “그래요.” 이민준은 몇 마디 더 이야기를 나눈 후에야 자리를 떠났다. 밖으로 나오자 날은 따뜻해졌지만 마음이 추워서 그런지 옷을 잡아당긴 그는 의자에 털썩 주저앉아 핸들을 두드렸다. 어떻게 멀쩡하던 박씨 집안이 이렇게 전락된 거지? 은서경의 시체는 영안실에 놓여 잇고 박지환은 의식불명인 상태인데다 또 곧 박씨 집안 사모님이 될 사람은 살인 혐의를 받으며 경찰서에 수감되어 있으니 말이다. 그 누구라도 이런 황당한 일들이 한성의 우두머리인 박씨 집안에서 일어날 거라는 걸 생각조차 못했을 것이다. 내키지 않는 마음에 이를 악물고 있던 이민준의 주머니에서는 진동이 울리고 있었다. 그가 전화를 받자 전화 너머로 격분한 어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형. 대표님이 깨어났어요!” 이민준이 병원으로 달려갔을 때 박지환은 이미 병상에 없었고 그는 간호사를 붙잡았다. “대표님은요!” 간호사는 벌벌 떨고 있었다. “박지환 대표님은... 영안실에...” 이민준은 서둘러 영안실로 향했고 지하 1층에 도착하자 어린 비서가 겁에 질려 달려오며 눈물이 맺혀 있었다. “형. 드디어 왔네요. 대표님이 깨어나긴 했는데 표정하고 얼굴빛이 어찌나 사나운지 사람을 잡아먹으려는 것만 같아요! 감히 가까이에 다가가지도 못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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