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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9장 여기는 당신을 환영하지 않아요

그의 언행은 모두 그들 사이의 결말을 확정 짓는 것만 같았다. 그런데 정말로 그와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니 민서희는 마음이 지끈거렸다. “그 사람...” 민서희는 고개를 쳐들고 잠시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박지환 씨가 나 보러 왔었어요?” 한 번이라도 된다. 중기는 답했다. “왔었죠.” “정말이에요?” 민서희는 눈을 번쩍이며 물었다. “언제요? 어디에 있어요? 저는 왜... 그 사람 목소리를 들은 적 없어요?” 중기는 멈칫하다 박지환이 어젯밤 당신을 버려두고 떠났다는 말은 꺼내지 않았다. “수술실에서 수술을 받을 때 왔다가 병실에 잠깐 머무르다 회사에 급한 일이 있는지 떠났었어요.” “박지환 씨가... 제가 수술이 끝나고 혼수상태였을 때 병실에 왔었다고요?” “그럼요.” 단호하게 말을 내뱉는 중기의 목소리에 힘이 실려 있었다. “어제 수술실 앞에서 대표님이 민서희 씨 상황에 대해 여쭤보기까지 했는걸요.” 말을 하던 중기는 자신이 왜 살인범이랑 이토록 많은 걸 중얼중얼 얘기하고 있는 건지 은근 괴로워졌다. “죽은 탁자 위에 올려놨어요. 간병인도 곧 도착할 거니까 무슨 일 있으면 그분한테 얘기하세요. 저는 이만 다른 볼일이 있어서 가봐야 돼요.” 중기가 황급히 떠나자 민서희는 침대 옆의 죽을 천천히 마시고 있었고 마음속으로 중기가 한 말들로 인해 감정이 북받쳐 올렸다. 그러니까 박지환이 아직도 날 신경 쓰고 있는 건가? 근데 왜 내가 죄가 없다는 걸 믿지 않는 거지? 민영매 때문에?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기회를 잡아 박지환한테 제대로 해명해 어쩌면 다시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 은서경이 사망했으니 박지환의 정신상태가 불안한 건 극히 정상이니 말이다. 그렇게 고민에 잠겨있던 사이 문이 활짝 열렸다. 민서희는 고개를 들어 눈앞에 여인의 모습이 나타나자 간병인인 줄 알고 개의치 않아 하며 죽을 계속 먹고 있었는데 갑자기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어제 민서희 씨가 수술실에 들어가 아기마저 잃을 뻔했다고 해서 제가 얼마나 걱정했는지 몰라요. 근데 오늘 보아하니 그리 걱정할 정도는 아니었네요.” 민서희는 고개를 번쩍 들었고 눈빛은 놀라움에서 무뚝뚝함으로 변했다. “호진은 씨, 당신을 별로 반기지 않는데요.” 호진은의 잔인함을 몸소 느꼈으니 이번에도 그리 호의가 아니라는 걸 민서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호진은은 민서희의 방비를 무시한 채 우아하게 하이힐을 밟으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다. 곧이어 다른 침대의 이부자리를 언뜻 보게 된 호진은은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 “어제 박지환 씨가 다른 침대에서 잤던 거예요?” 민서희는 영문도 모른 채 옆 침대를 돌아보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그건 당신하고 상관없는 거 아닌가요.” 호진은은 이를 악물고 썩소를 지었다. “민서희, 내가 널 너무 얕잡아 봤네. 임신하고서도 남자를 유혹할 능력이 있었다니... 근데 아쉽게도 박지환은 이제 널 예전처럼 아끼지 않아.” “네가 그토록 험한 짓을 해놓고 박지환이 여사님한테 감정이 있는 한 널 평생 미워하고 원망하게 될 거야.” 어제 있었던 일이 생각이 안 민서희는 이불 속에 숨겨둔 손을 살짝 조이고 평온한 표정을 지었다. “그건 나하고 지환 씨 사이에 벌어진 일이니까 내가 알아서 잘 해명할 거예요. 그러니 아무런 관련 없는 호진은 씨의 가식적인 관심은 필요 없어요.” “관련 없는 사람?” 호진은은 약간 조롱하듯 미소를 지었다. “지환 씨가 아직 얘기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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