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4장 당신이 죽어요
민서희는 박지환의 질문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그저 자기의 말을 이어 나갔다.
“엄마가 살던 집을 빼앗고 이름도 없는 정신병원에 끌려가 지독한 벌을 받게 했죠. 40대의 나이에 악취가 나는 물을 먹도록 강요당했고 구타당했어요. 너무 잔인해서 난 하는 수 없이 당신 말을 따랐어요......”
박지환의 동공이 움츠러들었다.
그럴 리가 없었다.
“잠깐! 뭐라고? 집을 빼앗은 건 맞아. 하지만 정신병원에 끌어간 적 없어. 잘못 기억하는 거 아니야?”
“잘못 기억했다고요?”
민서희는 눈물이 차올랐다.
일 년 전의 그 장면은 악몽이 되어 오래도록 그녀를 괴롭혔다.
젊었을 때 민영매는 도도하고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하지만 민서희 때문에 아픈 몸으로 잔인한 학대를 받았었다.
그런데 잘못 기억했다고?
그 말 한마디에 시간을 되돌려 모든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민서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말했다.
“그래요. 내가 잘못 기억했겠네요. 근데 중요해요? 어차피 당신은 귀한 몸이라 사람 목숨도 하찮게 여기니 그때 그런 작은 수단은 마음에 두지도 않았을 테죠.”
“민서희!”
민서희의 비아냥거리는 말투와 갑작스러운 행동에 박지환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 화를 냈다.
“대체 왜 이래? 아니라면 아닌 거야. 당신이 말하는 정신병원 난 모르는 사실이라고!”
“엄마 잘 지켜주겠다고 했잖아요.”
민서희는 고통스러운 표정을 감추기 위해 눈물을 흘리며 고개를 돌렸다.
“내가 대신 감옥에 가면 엄마는 잘 살 수 있을 거라 했잖아요.”
박지환은 멈칫했다.
“뭐라고?”
그러나 이내, 날카로운 칼이 그의 배를 찔렀다.
민서희의 손에 들린 칼과 자기의 복부를 번갈아 보니 이미 피가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순간 박지환은 머릿속이 하얘졌다.
민서희는 천천히 움직이며 원망이 가득 찬 표정으로 박지환의 몸을 더 깊숙이 찔렀다.
“지환 씨, 당신이 죽어요!”
박지환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쳤다.
복부에서 전해지는 통증에 그는 모든 힘을 빼앗긴 채 창가에 기대 멍하니 민서희를 바라봤다.
“민서희,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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