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00장 늦지 않을 거야
“그런 여기에 있는 서아는... 누군데?”
박지환은 주먹을 불끈 쥐며 설명했다.
“우리 결혼을 반대하던 그해에 서아가 교통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라는 판정을 받았어요. 그리고 어머니가 이 사실을 알게 되면 무조건 식물인간하고 결혼을 반대할 게 뻔하니까 윤서아인 척 연기해 줄 사람을 데려온 거고요. 그 사람이 바로 민서희예요.”
박지환이 처음 윤서아를 본가로 데려온 날 은서경은 윤서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람의 품성을 잘 꿰뚫는 은서경은 윤서아의 눈빛에서 탐욕스러움과 야심을 느꼈었다.
그녀는 분명 분수에 맞지 않는 여자였다.
그러니 이 결혼을 은서경이 강하게 반대하던 어느 날 윤서아가 변한 것이었다.
그토록 약삭빠르며 여우같던 여자가 은서경이 심장병이 갑자기 도발하던 그때 이를 악물고 눈밭을 헤치며 밤새 잠을 이루지 않고 보살폈던 것이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수줍고 해맑게 미소를 지었었다.
분명 고열인데도 약을 먹고 묵묵히 참아내며 당연히 해야 되는 도리라고 하고는 뭘 바란 적도 없었다. 그렇게 진심을 담은 하루하루를 보내다 보니 은서경도 기꺼이 그녀를 보호해 줬던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박지환의 말을 들으니 그 민서희가 바로 기억 속의 윤서아라는 사실을 안 것이다.
은서경은 민서희를 비아냥거렸던 기억에 눈앞이 캄캄해지고 심장이 벌렁거렸다. 그녀는 주머니에 든 약을 꺼내 삼키긴 했지만 손은 계속 떨리고 있었다.
“왜... 미리 말해주지 않았어?”
박지환은 고개를 떨구었다. 왜? 그때는 나도 민서희를 거들떠보지도 않았으니까...
그녀의 존재는 윤서아의 신분을 안정시키기 위함이었는데 어찌 사실대로 말할 수가 있었겠는가?
은서경은 가슴을 움켜쥐고 오랜 침묵 끝에 펜으로 주소를 적었다.
“여기에 아직도 머무르고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분명 이곳으로 가겠다고 했으니까 지금 가면 아마 늦지 않을 수도...”
박지환은 초롱초롱해진 눈빛으로 그 종이를 받았고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북받쳤다. 그는 종이를 펼쳐 주소를 본 순간 가슴이 답답했다.
이곳은 민서희가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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