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9장 임진 오빠가 잘못했어요
갑자기 머릿속이 텅 비더니 이내 모든 것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왜 임진이 그녀에게 관심을 가졌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리 섬세하게 그녀를 챙겨줬었는지. 심지어 계단을 오를 때도 그녀가 발을 헛디길 것을 예상할 정도로 세심했다.
알고 보니 전 여자친구 때문이었다. 전 여자친구도 그녀와 같았으니까......
“그랬군요......”
민서희는 갑자기 날카로운 무언가가 그녀의 심장을 할퀴는 것 같은 고통에 쓴웃음을 지어 보였다.
‘그래서 나한테 고백한 걸까? 전 여자친구가 그리워서? 나한테서 그 여자의 그림자를 찾았던 걸까?’
이런 생각이 떠오르자 그녀는 기분이 불쾌해졌다.
박지환도 그녀를 대역으로 생각했는데 이제는 임진조차 그녀를 대역으로 생각하는 걸까?
“많이 사랑했어요? 그런데 왜 헤어졌어요?”
임진은 민서희의 얼굴을 바라보며 타이핑했다.
“내가 잘못한 게 있어서 날 떠났어.”
“잘못한 일요?”
“응.”
한숨 소리와 함께 기계음이 또 들려왔다.
“날 좋아하는 마음을 믿고 함부로 대했어. 그녀의 감정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항상 일찍 나갔다가 밤늦게 집에 돌아갔었지. 그래서 함께 있는 시간도 별로 없었어. 눈도 안 보이는 여자라 친구도 없었으니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런데도 난 일이 우선이었지. 그녀가 제일 힘들었던 순간 나한테 연락했고, 난 그녀의 전화를 받지 못했어.”
민서희는 임진의 말에 공감이 되어 갑자기 숨이 막혀왔다.
세상이 어두울 때, 넓은 거실을 마주하면 어떤 기분일까?
불안하고 무력하고 도망가고 싶은 기분이다.
“그녀한테는 아주 잔혹한 일이었네요.”
“맞아.”
임진은 쓴웃음을 지었다.
“그래서 도망쳤나 봐.”
“도망이요?”
민서희는 막연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왜 굳이 도망이라고 하세요?”
임진은 잠시 침묵하다가 설명했다.
“내가 나쁜 자식이라 도망가려는 그녀를 방에 가둬놓고 만회해 보려고 했어. 하지만 그럴수록 그녀는 나한테 점점 더 많이 실망했고, 갖은 수단을 써서 결국 도망갔지.”
민서희는 호흡이 거칠어지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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