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5장 담배꽁초 위의 꽃
엄 의사는 조금 뜬금없었다.
그는 민서희가 자기의 상황이나 앞으로의 진료 방식에 대해 논의하러 찾아온 줄 알았다. 그런데 담배 브랜드를 봐달라니?
민서희는 다급히 설명했다.
“담배 향이 너무 좋아서 나중에 임진 씨한테 선물하려고요.”
“아, 그랬군요.”
엄 의사는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다.
“두 분 사귀기 시작하시더니 아주 꿀이 뚝뚝 떨어지던데요? 이러다 곧 결혼하시는 거 아니에요?”
민서희는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선생님, 우리가 사귀는 건 어떻게......”
“제가 바보도 아니고. 어제 두 분 약 바르러 오셨을 때도 손 꼭 잡고 오셨잖아요. 사귀는 사이가 아니라면 그럴 수 있겠어요?”
돌이켜 보니 어제 두 사람은 줄곧 손을 맞잡고 있었다.
민서희의 수줍은 모습에 엄 의사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게 뭐가 부끄러워요? 두 사람 그럴 줄 알았어요. 전에는 두 사람 사이에 아주 얇은 벽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벽이 무너져서 너무 다행이에요.”
이 말을 끝으로 엄 의사는 담배꽁초를 들어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 담배, 정말 신기하다.
“왜 그러세요?”
민서희가 다급히 물었다.
엄 의사가 말했다.
“이 담배는 저도 본 적 없는 것 같아요.”
에이랑 담배는 오직 한성에서만 유통하고 있다.
민서희는 잔뜩 긴장해서 물었다.
“혹시 로고는 박혔어요?”
“네.”
엄 의사는 돋보기를 들고 찬찬히 보았다.
“꽃 한 송이가 있는데 위에 작은 글자도 새겨져 있네요. 찬찬히 좀 볼게요.”
“꽃이요?”
머리가 뗑 해진 민서희는 애써 에이랑 담배의 로고를 떠올려보았다.
전에 박지환이 피우던 에이랑 담배에는 확실히 꽃 한 송이가 새겨져 있었다.
순간 차가운 기운이 엄습해 오며 민서희는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설마 진짜 에이랑은 아니겠지?”
독일에서 온 임진이 피우기엔 너무 뜬금없는 브랜드의 담배이다.
만약 이 담배가 에이랑으로 밝혀진다면 임진은 곧 박지환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면 어떡하지......
민서희는 얼굴이 종이처럼 창백해지더니 손바닥에는 땀이 맺히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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