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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1장 차라리 임진이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진동연이 한밤중에 병원에 달려왔을 때 병실에서는 권나연 혼자 눈물을 펑펑 흘리고 있었다. 그와 눈길을 마주친 권나연은 구세주를 본 듯한 눈빛이었다. “대표님!” ”나 다 알아! 임진은?” ”임진 씨는 경찰서로 갔어요.” ”미친 거 아니야? 아직 몸조리도 제대로 못 했는데 밖에 나가다니!” 진동연은 잔뜩 찌푸린 얼굴로 전화를 걸며 운전했다. 상대방은 전화를 계속 받지 않고 있었고 경찰서 입구에 도착한 진동연은 혼자 안에 서서 휴대전화를 쥐고 환자복차림을 한 임진을 발견했다. 외투마저도 경찰관이 걸쳐준 것이었다. 모든 경찰관들이 그에 대해 상당한 존경을 표했다. 한 분은 따뜻한 물까지 대령해 왔다. “대표님, 물 좀 드세요...” 진동연은 빠른 걸음으로 다가가 그의 팔을 잡았다. “지금 뭐 하는 거야! 내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었잖아? 수술을 받은 지 얼마나 됐다고 이렇게 밖에 나와서 오래 있으면 안 돼! 얼른 돌아가!” 원래 병적인 얼굴이 지금 이 순간 더욱 해쓱해져 준수한 외모에 핏기가 사라지고 꿈쩍도 하지 않던 그는 진동연의 팔을 떼어냈다. “무조건 구출해야 돼!” 그는 휴대폰으로 타자하지 않고 쉰 목소리로 말을 내뱉었다. 다만 누구도 이 상황이 이상하다고 여기지 않았다. 그때 경찰이 다가와 서류를 뒤졌다. “대표님, 걱정하지 마세요. 감시카메라도 조회했고 경찰들을 파견해 수소문하고 있으니까 민서희 씨를 바로 찾을 수 있을 거예요.” 진동연은 시체마냥 혼을 잃은 임진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내 잘못이야.” 오랜 시간 물을 마시지 않았던 임진은 목이 잠겼다. “밖에 나가겠다고 했을 때 말려야 했어. 이게 함정이라는 걸 미리 알아채야 했었어.” “왜 네 탓을 해?” 진동연은 심각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줄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거야.” ”피면할 수 있었어.” 임진은 손 안에 든 물건을 꽉 움켜쥐었다. 진동연은 그제야 그의 손에 들려있는 독일행 비행기 표 두 장을 발견했다. 임진은 스스로 조소했다. “일주일 후에 떠나려고 했단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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