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86장 이호의 전 여자 친구

겨우 시내에 도착하자 오늘따라 의외로 사람이 북적거렸다. 그들은 자전거에서 내려 걸어서 길을 걸었고 이호는 끊임없이 당부했다. “민서희 씨, 흩어지지 않게 잘 따라오세요.” 한 번은 괜찮지만 몇 번이나 말을 반복하자 민서희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이 선생님, 제가 애도 아니고 저 어른이에요.” 부드럽게 미소를 짓는 민서희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이호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제... 저는 그런 뜻이 아니라 낯선 곳이고 눈이 잘 안 보여서 불편하실까 봐 혹시 길이라도 잘못 들어서면 찾기 힘들 수도 있고 그래서 그랬어요.” ”걱정 마세요. 정말 흩어지게 되면 그 자리에 서서 이 선생님이 저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게요.” ”네...” 마음이 한결 가벼워진 이호는 민서희를 데리고 한 가게 쪽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는 자전거를 문 앞에 세우고 나서 말을 건넸다. “들어가서 마음에 드는 게 있는지 한 번 구경하세요. 어울린다고 생각되면 구입하고요.” ”네.” 민서희는 문을 밀고 들어가자 대략적인 윤곽만 볼 수 있었고 조심스럽게 옷 앞으로 걸어가서 만졌더니 두툼한 옷감이 느껴졌다. 옷의 사이즈를 물어보려는데 갑자기 한 쪽에서 여자의 의아하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호야? 정말 너였어!” 민서희가 고개를 들자 한 여자가 앞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 여자의 몸에 반짝거리는 금붙이는 바로 눈에 띄었다. 그 여자를 본 이호는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옷 사러 왔지! 너는?” 그 여자는 민서희에게 시선을 돌리고 경계하는 태세로 시큰둥한 눈빛을 보냈다. “나랑 헤어지고 안목이 많이 나빠졌나 봐. 얼굴에 상처도 있는 여자가 눈에 들어와?” 이호는 얼굴을 붉히며 이마를 찌푸렸다. “민서희 씨를 그렇게 얘기하지 마.” 그 여자는 화가 났다. “왜 안 되는데? 여자 하나 때문에 지금 나를 반박하는 거야?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이호는 더 이상 그 여자와 얽히고 싶지 않았다. “민서희 씨, 저희 이만 다른 곳으로 장소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