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42장 친한 사이
박지환이 계속 말했다.
“하지만 납치는 나와 상관없는 일이야. 어차피 당신은 날 믿지 않겠지만.”
박지환의 씁쓸한 말투에 민서희는 당장이라도 이곳을 떠나고 싶은 마음에 주먹을 꽉 쥐었다.
또 시작이다.
어쩜 매번 지칠 줄도 모를까.
더 있다가는 그 무고한 얼굴에 또 속을 것 같았다.
“나갈게요.”
이 말을 끝으로 그녀는 방에서 빠르게 나가버렸다.
벽에 기대는 순간, 꽉 막혔던 가슴이 비로소 풀리기 시작했다.
잠시 마음을 안정시키니 그제야 힘이 생겨 엘리베이터를 향해 벽을 더듬으며 걸어갔다.
엘리베이터에 타니 한 투숙객이 그녀에게 몇 층으로 가느냐고 물었고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말했다.
“1층이요. 고맙습니다.”
1층에 도착한 뒤 그녀는 휴대폰을 꽉 쥐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이때 프런트 데스크 직원이 잔뜩 긴장한 채 무전기에 대고 무슨 말을 하는 것이 어렴풋이 들려왔다.
누가 쓰러져서 구급차를 불렀는데 이곳에서 일이 나면 절대 안 된다는 등등.
민서희는 저도 몰래 발걸음을 멈췄는데 마침 프런트 직원이 그녀를 발견하고 큰 소리로 불렀다.
“민서희 님! 혹시 박지환 님 방에서 나오셨습니까?”
익숙한 이름에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네, 그런데 왜요?”
“박지환 님 방문이 열려 있기에 직원이 혹시나 해서 들어가 봤는데 박지환 님이 카펫에 쓰러져있었다고 합니다. 지금 고열로 인한 혼수상태라 구급차를 부르긴 했는데 보호자가 없어서요. 혹시 친구나 애인 되십니까? 함께 병원에 동행해 주시겠습니까?”
박지환이 혼수상태로 쓰러져 있었다고?
민서희는 저도 몰래 아까 박지환이 했던 말이 떠올랐다.
“나 오늘 여기서 아파 죽으면 네 한을 풀 수 있을까?”
일부러 불쌍한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 상황이 심각했던 것이다.
“그게......”
민서희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정신을 차렸다.
“죄송하지만 저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사람이기도 하고 저는 바쁜 일도 있으니 함께 가기엔 어려울 것 같아요. 호텔 측에서 병원으로 옮겨주세요.”
말을 끝낸 민서희는 프런트 직원의 어리둥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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