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07장 얼굴 빨개졌어
문득 임진이 떠오른 민서희는 그때의 달콤했던 순간만큼 처량했다.
그녀는 마음을 다잡고 머리를 끄덕였다.
“박지환 씨만 괜찮다면 그렇게 할게요.”
그 후 민서희는 잠이 들었다 다음 날 아침에 깨어났더니 여전히 박지환의 품에 안겨 있었다.
그의 팔베개에 누워 잠에 들었었는데 밤새 자세가 바뀌지 않았다.
정신이 번쩍 든 민서희는 몸을 가누고 일어났다.
박지환은 저린 팔을 비비며 물었다.
“깨어났어?”
“출근... 안 해요?”
임신하고 잠이 많은 그녀는 지금 시간을 대략 계산해 봐도 여덟 시, 아홉 시는 됐을 거라 짐작했다. 예전 같으면 일찌감치 여섯 시에 일어나 일곱 시 정각에 회사로 갔을 텐데 오늘은 그녀하고 지금껏 같이 누워 있은 것이다.
“다쳤잖아.”
박지환은 한시도 민서희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집에서 몸조리해야지. 다 나으면 출근할 거야.”
민서희는 무디게 고개를 끄덕이고 침대에서 내려왔다.
박지환도 따라 움직였고 일부러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왜 그래요?”
박지환은 팔을 흔들었다.
“오른쪽 어깨가 아파서 들 수가 없어. 왼쪽 어깨는 누구 팔베개 해주느라 저리고 말이야. 옷 입는 게 힘들어.”
그 누군가가... 완전히 드러나는 말에 민서희는 얼굴이 뜨거워졌다.
“그럼 입지 마요.”
박지환은 눈썹을 치켜올렸다.
“안 입으면 장 씨 아주머니가 상반신 벗은 모습을 다 볼 거 아니야. 내 몸에 네 흔적도 많이 남아있을 텐데?”
민서희는 얼굴이 후끈거렸다.
“박지환 씨, 말은 똑바로 해요. 무슨 흔적이 있는데요?”
박지환은 일부러 음을 길게 늘어뜨렸다.
“곳곳에 긁힌 자국들, 흘린 침들, 그리고...”
“그만해요!”
박지환이 눈이 안 보인다고 헛소리를 해대자 민서희는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나는 잠귀가 밝아서 그런 흔적 안 남겨요. 이상한 말 좀 하지 마세요.”
박지환은 고개를 끄덕거렸다.
“아주머니가 보면 알겠지.”
“... 돌아와요.”
민서희는 옷장에서 남자 옷을 꺼내 박지환에게 입혀주었고 움직이는 사이 필연 그의 단단하고 힘 있는 근육에 손이 닿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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