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화 얼굴을 망가뜨리다
“안 돼! 이거 놔!”
이가희는 눈앞에 날뛰는 곽준표의 광기에 질겁해 몸이 덜덜 떨렸다. 제정신이 아닌 듯한 그의 눈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었고 그녀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질러댔다.
하지만 그녀가 아무리 비명을 지르고 애원해도 곽준표는 들은 척조차 하지 않았고 이가희를 결코 그냥 두지 않겠다는 듯 눈을 번뜩였다.
그녀는 곽준표에게 몇 번이나 얻어맞고는 결국 정신이 흐릿해졌고 축 늘어진 채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그리고 몸을 간신히 일으키려던 순간 번뜩이는 칼날이 시야를 찔러 들어왔다.
이가희는 직감적으로 얼굴을 감싸며 몸을 웅크렸다.
‘감옥 안에 어떻게 칼이 있어?’
놀랄 새도 없이 곽준표는 주저 없이 칼을 휘둘렀고 날카로운 칼끝이 그녀의 얼굴을 잔인하게 할퀴고 지나갔다.
“이가희, 네가 날 망치려 했지? 그럼 너도 망가져야지! 내가 네 얼굴을 완전히 망가뜨려 줄게!”
“아아악! 내 얼굴...”
새빨간 피가 이가희의 손바닥을 물들였고 그녀는 발버둥쳤지만 곽준표의 힘은 그녀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곳은 햇빛 한 줄기 들지 않는, 곽준표의 분노가 고스란히 퍼붓히는 지옥이었고 이가희는 그 지옥의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다...
2년 후 용운시.
이나연은 순백의 원피스를 입은 채 피아노 앞에 앉아 있었다. 그녀의 손끝은 건반 위에서 부드럽게 뛰놀았고 앞은 여전히 볼 수 없지만 그 사실은 그녀가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연주를 하는 데 전혀 방해가 되지 않았다.
이 2년 동안 이나연은 맨 처음 어둠 속에 갇혔을 때의 막막함과 공포를 견디고 이제는 그 어둠과 익숙해졌다.
유성진은 그녀에게 호텔에서 피아노를 연주하는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해주었고 이나연은 그 일로 벌어들이는 월급으로 자신과 박소윤을 부양하고 있었다.
그렇다. 박소윤도 죽지 않았다. 운명이었을까, 두 사람은 차례로 유성진에게 구조되었다.
2년 전에 눈을 떴을 때 이나연은 정말 삶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런데 박소윤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삶에 다시 희망이 생겼다.
그녀는 유성진과 어릴 때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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