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성진아, 우리 결혼하자
유성진과 이나연은 둘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잘생긴 남자와 아름다운 여자 둘이 함께 있는 장면은 그야말로 살아 있는 풍경화 같았다.
그들이 처음 식당에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지만 꽃다발에 선물에 케이크까지, 거기다 공개 청혼이라니, 레스토랑 안의 모든 시선이 그들에게 쏠리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이나연이 쉽게 대답하지 못하자 레스토랑에 있던 손님들까지 하나둘씩 장단을 맞췄다.
“결혼해! 결혼해! 결혼해!”
박소윤도 양손을 마주 치며 해맑게 외쳤다.
“결혼해요! 결혼해요!”
이렇게 하늘이 도와주고 분위기까지 완벽하게 무르익은 순간을 유성진이 놓칠 이유는 없었다. 그는 한껏 진지한 눈빛으로 다시 말했다.
“나연아, 나랑 결혼해 줄래?”
그때 막 2층에서 고객 미팅을 마치고 나오는 길이던 박재혁은 식당 문 앞을 지나던 중 익숙한 목소리를 듣고 걸음을 멈췄다.
‘나연이?’
박재혁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누군가가 그녀의 이름을 부를 때마다, 누군가의 뒷모습이 그녀처럼 보일 때마다 그는 어김없이 돌아보았고 매번 실망하고 말았다.
그가 사랑했던 이나연은 이미 바닷속으로 사라져버렸고 그녀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고 박재혁은 수없이 되뇌어도 믿을 수 없었다.
그런데 지금 청혼을 받는 저 여자가 설마 이나연일 리가 있겠는가. 박재혁은 천천히 문을 열고 무표정한 얼굴로 떠났다.
그 순간 이나연은 유성진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그의 마음이 얼마나 간절하고 조심스러운지, 그의 표정이 얼마나 긴장되고 기대에 가득 차 있을지 굳이 보지 않아도 느낄 수 있었다.
이미 마음을 정했다면 이제는 유성진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에게 상처가 되지 않도록, 그의 마음에 후회가 남지 않도록 말이다.
“성진아, 우리 결혼하자.”
그 한마디를 듣는 데 유성진에게는 마치 몇 년, 몇 세기가 걸린 듯 느껴졌다. 그의 전 인생을 통틀어 가장 길고 떨리는 순간이었고 이나연의 대답은 천상의 소리처럼 울려 퍼졌다.
이나연이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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