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화 박재혁, 당신 정말 역겨워
박재혁의 말을 듣고 이나연은 가슴이 떨렸다. 그녀가 떠났다는 사실이 정말 그를 그렇게 괴롭힌 걸까?
그럴 리가. 박재혁이 정말 그녀를 아꼈다면 의심하고 상처 주고, 무엇보다 이가희를 위해 그녀의 각막을 뺏는 짓 따윈 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나연은 감정이 끓어오르는 걸 억지로 누르며 냉정하게 입을 열었다.
“박재혁, 당신의 그 가짜 감정놀음 진짜 토 나와. 당신이 어떻게 지냈든 나랑 상관없으니까 당장 꺼져. 당신이 말하는 보상 같은 거 난 필요 없어.”
이나연은 벽을 더듬어가며 다시 앞으로 나아갔다.
어느 한 방의 문이 반쯤 열려 있는 걸 느끼고 문을 밀고 안으로 들어가 닫으려던 그 순간 박재혁이 재빨리 그녀를 따라 방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잠가버렸다. 그러고는 이나연을 애타게 바라보며 말했다.
“나연아, 난 네 앞에서 연기한 적 없어. 나 진심이야.”
“당장 나가! 당신 입에서 나오는 말 하나하나가 다 역겨워!”
“여긴... 내 방이야.”
박재혁의 목소리가 갑자기 한껏 부드러워졌다.
“내가 진짜 잘못했어. 제발 한 번만 더 기회를 주면 안 돼?”
“당신이 안 나가면 내가 나갈 거야!”
이나연은 자신이 들어온 곳이 하필 박재혁의 방이라는 걸 뒤늦게 알아차리고 얼른 문을 열려고 했다.
그런데 박재혁이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
“나연아, 잠깐만. 정말 잠깐만 나랑 같이 있어 주면 안 돼?”
박재혁의 말투는 예전처럼 도도하거나 냉정하지 않았고 이나연은 잠시 멍해졌다. 그리고 그 짧은 틈을 타 박재혁은 그녀를 번쩍 안아 올렸고 몸이 공중에 뜨는 순간 이나연은 본능적으로 소리쳤다.
“박재혁, 뭐 하는 거야! 당장 내려놔!”
“너 발목 부었잖아. 내가 좀 주물러줄게.”
박재혁은 그녀를 소파에 조심히 눕히고 무릎을 꿇은 채 그녀의 발목을 부드럽게 주물렀다.
한없이 다정한 그 손길에 이나연은 기억 속 한 장면이 떠올랐다. 과거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가득하던 시절에 그녀는 발목을 삐끗했었고 그때도 박재혁은 지금처럼 조심스럽게 그녀의 발목을 주물렀었다.
이나연은 일부러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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