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1화 아빠는 돌아오지 못했다
그 한마디면 충분했다.
박소윤이 ‘아빠’라고 다시 불러준 것만으로도 박재혁은 오늘 이 자리에서 처참하게 죽는다고 해도 충분히 값어치 있었다.
곽준호가 ‘멈춰’라고 하지 않는 이상 박재혁은 멈출 수 없었고 그는 피범벅이 된 군용칼을 끊임없이 자신의 다리에 찔러 넣었다. 칼날이 들어갈 때마다 피가 쏟아졌고 몸 곳곳에서 밀려오는 고통은 점점 더 거세졌다. 다리도 등 뒤의 상처도 너무나도 아팠다.
그런데도 박소윤을 바라보는 그의 얼굴은 처음부터 끝까지 미소를 머금고 있었고 그의 눈빛은 믿기지 않을 만큼 다정하고 따뜻했다. 박소윤은 그의 보물이었다.
그가 예전에 말했었다.
“나연아, 딸을 낳아 줘. 내가 너랑 우리 딸을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공주로 만들어 줄게.”
지금 눈앞에 있는 이 아이가 바로 그의 공주였다.
“아빠, 제발 멈춰요!”
박소윤의 목은 이미 다 쉬었고 그녀의 외침에도 박재혁은 칼질을 멈추지 않았다. 박소윤은 처음으로 가슴속까지 밀려오는 공포를 느꼈다.
‘어떡하지... 이러다가 정말 아빠를 잃을 거 같아.’
자신에게 아빠가 없다니 박소윤은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물론 그렇게 생각하는 건 자신을 키워준 유성진에게 너무 미안한 일이지만 박소윤의 친아빠는 박재혁이었다. 그리고 박소윤에게는 친아빠가 너무 소중했다.
“아빠...”
곽준호는 피로 완전히 물든 박재혁의 바짓가랑이를 보곤 잔혹한 웃음을 짓더니 그의 손에서 칼을 빼앗아 아무 말 없이 그의 가슴에 깊숙이 박아 넣었다. 그러고는 거친 발길질 한 번에 박재혁을 깊고 어두운 바닷속으로 걷어찼다.
“안 돼!”
박소윤의 눈물은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쏟아졌고 눈이 빠지도록 바다 위를 살펴봤지만 박재혁은 결국 거센 파도에 삼켜져 버렸다.
“아빠...”
박소윤의 입에서 흘러 나오는 건 더 이상 말이 아니었고 가늘고 처절한 흐느낌뿐이었다. 이제 아이의 아빠는 사라졌다.
곽준호는 비열하고 잔혹했지만 약속은 지켰다. 그는 박재혁을 바다에 던진 후 박소윤을 무사히 배에 태워 육지로 돌려보냈다.
고현준, 이나연, 그리고 유성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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