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오서준의 눈이 순간 환하게 빛났다.
그는 웃을 때면 입가에 옅은 보조개가 살짝 패였다.
윤서아는 그런 오서준 바라보다가 잠시 멍해졌다.
기억 속의 그는 늘 그녀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며 스케이트도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제대로 타지 못하던 수줍은 소년이었다.
그런데 어느새 어깨가 넓어지고 다리는 길어져 눈매가 훤칠한 청년으로 자라 있었다.
시간은 정말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응, 생각났어.”
윤서아는 씁쓸함을 머금은 채, 흘러간 세월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듯 옅은 미소를 지었다.
“시간이 정말 빠르네, 모든 게 다 변한 것 같아.”
오서준은 그녀의 눈동자 깊숙이 스쳐 지나간 어두운 기색을 놓치지 않았다.
그는 웃음을 거두고 한층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겉모습도 바뀌고 환경도 많이 변하지. 하지만 뼛속에 새겨진 건 쉽게 변하지 않아. 누나가 예전에 나한테 스케이트 가르쳐 줄 때 했던 말, 기억나? 자기 자신을 믿어라. 중심은 낮게 시선은 앞으로. 남들이 뭐라고 한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가진 능력까지 의심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 말은 마치 얼음 호수 위에 던져진 작은 돌처럼 윤서아의 마음속에 잔잔한 파문을 일으켰다.
그녀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를 바라보았다.
오래전 잊고 지냈던 따뜻한 감각이 가슴 깊은 곳을 스쳤다.
‘그러게... 왜 나는 도현 씨의 말 한마디에 한때 빙판 위를 자유롭게 가르던 자신까지 전부 부정해 버렸을까?’
윤서아는 깨끗한 공기를 들이마시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얼음 호수로 가자. 낚시도 하고.”
그녀는 두툼한 방한복과 스케이트화를 신고 끝이 보이지 않는 얼음 벌판 위에 발을 내디뎠다.
매서운 바람이 얼굴을 스치며 살을 에는 듯 차가웠지만 그 덕분에 머릿속은 오히려 또렷하게 맑아졌다.
...
윤서아가 빙판 위에 조심스럽게 올라서서 몇 년 전의 감각을 되찾아 보려 애쓰는 순간이었다.
권도현의 차갑고 날 선 목소리가 갑자기 머릿속을 파고들었다.
“서아야, 품위 유지해야지. 이건 권씨 가문 사모님이 하기엔 너무 경솔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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