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화
권도현은 윤서아를 거의 끌다시피 그 익숙한 저택으로 데려왔다.
현관문이 닫히며 찰칵하는 소리가 실내에 울려 퍼졌다.
그건 마치 보이지 않는 감옥의 문이 닫히는 소리 같았다.
권도현은 평소처럼 분노를 터뜨리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할 만큼 차분했다.
“서아야... 내가 잘못했어. 예전엔 내가 널 너무 당연하게 여겼어. 오늘부터는 네가 하고 싶은 거, 전부 같이할게. 가고 싶은 곳도 보고 싶은 것도 다 너랑 같이할 거야. 우리... 다시 시작하자. 응?”
윤서아는 그 말이 그저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다.
그녀는 피식 웃으며 숨길 생각조차 없는 조소를 담아 말했다.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같이 해 준다고요? 근데 그건... 당신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난 뭐든 할 수 있어!”
권도현은 다급하게 그녀의 어깨를 붙잡았다.
그 집요한 눈빛은 집착에 가까웠다.
“봐! 네가 좋아하던 그 가수도 불러왔어. 너 한 사람만을 위해 우리 집에서 콘서트를 열었잖아. 그리고 네가 전에 보고 싶다던 영화도 극장 통째로 빌렸어. 그러니까 우리 결혼사진도 다시 찍자. 네가 제일 좋아하는 드레스 골라서...”
그는 물질과 과시로 이미 산산이 부서진 관계를 어떻게든 메워보려는 몸부림쳤다.
하지만 윤서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녀는 쭉 무표정으로 노래를 듣고 영화를 봤으며 그가 주문한 값비싼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
커다란 전신 거울 앞,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그녀의 얼굴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도현 씨, 이제 스스로를 그만 속여요. 우린 돌아갈 수 없어요. 당신이 하는 이 모든 행동들은 저한테는 그냥 더 역겹게 느껴질 뿐이에요.”
“나 스스로를 속이는 게 뭐 어때서?”
권도현은 갑자기 뒤에서 그녀를 끌어안았다.
“네가 내 곁에만 있어 준다면 뭐든 상관없어! 그러니까 제발... 나를 떠나지 마.”
“제가 당신을 미워해도 괜찮아요?”
윤서아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평온했다.
“그래! 미워해도 돼!”
권도현은 거의 외치듯 답했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그녀의 목덜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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