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화
증오가 서린 칼끝이 윤서아의 등 뒤를 꿰뚫으려던 순간, 날카로운 칼날이 살을 파고드는 둔탁한 소리가 샵 안에 또렷하게 울려 퍼졌다.
푹.
하지만 그녀가 예상했던 극심한 통증은 느껴지지 않았다.
대신 묵직하고 뜨거운 체온이 갑작스럽게 뒤에서 덮쳐왔다.
누군가가 윤서아를 감싸안듯 온몸으로 그녀를 보호한 것이다.
‘뭐가 어떻게 된 거지?’
윤서아가 천천히 고개를 돌리자 시야에 들어온 것은 핏기 없이 창백해진 권도현의 얼굴이었다.
그의 미간은 깊게 찌푸려져 있었고 허리 뒤에는 단검이 정확히 꽂혀 있었다.
“아아아악!”
칼을 쥔 김하린의 손은 심하게 떨렸다. 그녀의 얼굴을 뒤덮고 있던 광기도 어느새 극도의 공포로 완전히 뒤바뀌었다.
“아... 아니야... 내가 한 거 아니야... 도현 오빠...”
그녀는 비명을 지르다가 밖으로 미친 듯이 도망쳤다.
“도현 씨!”
윤서아의 자신의 목소리가 덜덜 떨리고 있다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가 본능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그의 몸을 붙잡자 손바닥 위로 따뜻한 액체가 번졌다.
그녀를 올려다보는 권도현의 눈빛에는 지워지지 않는 후회가 깊게 서려 있었다.
“서... 아...”
권도현이 말을 하는 순간 입가로 더 많은 피가 흘러내렸다.
“미... 안해... 내가... 잘못했어...”
그는 간신히 손을 들어 그녀의 얼굴을 어루만지려 했지만 끝내 공중에서 힘없이 떨어지고 말았다.
“내가... 살아남을 수 있다면... 그땐...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이제야... 알아... 규칙으로 널 묶어서는 안 됐고... 네 마음을 무시해서도 안 됐고... 김하린을... 곁에 두지 말았어야 했어...”
한 마디, 한 마디는 그가 남아 있는 힘을 쥐어짜 겨우 토해 낸 고백이었다.
윤서아의 가슴은 보이지 않는 손에 붙잡힌 듯 서서히 조여 왔다.
‘이건 미움일까, 원망일까?’
아마 둘 다였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녀의 마음을 가득 채운 것은 거대한 혼란과 믿기 힘든 현실감이었다.
늘 위에서 군림하며 모든 것을 통제하던 이 남자가 이토록 처절한 방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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