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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오서준의 눈이 순식간에 동그랗게 커졌다. 그는 몸이 먼저 반응해 하마터면 벌떡 일어날 뻔했다. “서아 누나... 그 말, 설마...” “응.” 윤서아의 볼에 아주 옅은 홍조가 스쳤다. “너한테 나를 좋아해도 될 기회를 줄게. 다만 기회일 뿐이야. 나한테도 시간이랑 혼자 숨 쉴 공간이 필요하거든. 난... 진짜로 나 자신을 다시 찾고 싶어. 그래도 기다릴 수 있어?” “응, 기다릴게.” 오서준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그는 별처럼 반짝이는 눈빛으로 윤서아의 손을 꼭 잡았다. “서아 누나, 난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 그러니까 천천히 와도 돼. 누나가 어떤 선택을 하든 난 항상 누나 편이야.” 그의 솔직한 말에 윤서아는 자신도 모르게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 며칠 뒤, 권도현은 생명의 고비를 넘기고 서서히 이식을 되찾았다. 윤서아는 그의 병상 앞에 서 있었다. 한동안 흐릿하던 권도현의 시야는 아주 천천히 초점을 찾아갔다. 침대 곁에 선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보는 순간 그의 눈빛이 미세하게 달라졌다. “서아야...”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목소리는 심하게 갈라져 있었다. “나... 얼마나 잤어?” “사흘이요.” 윤서아의 대답은 지나치게 담담했다. 그 차분함이 오히려 권도현의 가슴을 이유 없이 철렁 가라앉게 했다. 그는 몸을 일으키려다 허리의 상처를 잘못 건드려 통증이 밀려왔지만 이를 악물고 참았다. “너... 계속 여기 있었어?” 윤서아는 대답 대신 한 걸음 앞으로 다가섰다. “도현 씨, 저 하고 싶은 말이 있어요.” 그 순간, 권도현의 심장이 불안한 예감에 휩싸인 듯 요동쳤다. “말해... 다 들을게.” “먼저 그날 저를 구해줘서 고마워요.” 그의 눈에 희망이 번쩍 켜졌다. 하지만 윤서아는 그가 말을 꺼낼 틈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감사와 용서는 달라요. 당신이 대신 칼을 맞았다고 해서 우리가 서로에게 남긴 상처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에요. 우리는 여기까지예요. 이제 서로에게 아무 빚도 없는 사이죠.” “여기까지라고?” 권도현은 그 두 단어에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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