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화
성민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아정이한테 전화 통화되는 손목시계가 있거든. 매일 친엄마랑 통화해. 하루에 서너 번씩 하는 날도 있어.”
“내 생각에 제대로 크게 하려면 부교수님이 최대한 아정이가 그 엄마랑 연락 안 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그 여자는 자기 앞길이랑 이익을 위해서라면 남편도 팔아먹는 사람이야. 그런 여자가 무슨 착한 마음이 있겠어. 그 밑에서 큰 애도 분명 속이 꽤 복잡할 거야. 지금은 어려서 모르겠지만, 몇 년 지나면 어휴... 말도 못 해.”
성민서는 곤란한 얼굴이 됐다.
“전에 도진 씨가 그러더라. 전처랑은 이혼했지만 그래도 아정이 친엄마인데 연락하는 걸 막을 생각은 없다고. 내가 그걸 문제 삼으면 나를 속 좁은 여자로 볼 수도 있잖아.”
“언니, 문제는 그거야. 언니가 부교수님을 너무 의식하고 부교수님의 시선에 너무 신경 써.”
성보람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내가 딱 잘라 말해줄게. 이 결혼은 언니가 더 떳떳해야 해. 아저씨 말이 맞아. 그 사람은 이혼남에 애까지 있는 사람이고 언니는 초혼에다가 여섯 살이나 어리고 조건도 나쁘지 않아. 언니가 강하게 나오면 무조건 상대는 물러나게 돼 있어. 그리고 그냥 부교수잖아? 한 번 이혼한 것도 흠인데 또 한 번 이혼이라도 하게 되면? 사람들 말 무섭거든.”
“보람아, 너 그 머리는 도대체 어떻게 생긴 거야...?”
성민서는 감탄하듯 동생 머리를 쓰다듬었다.
“너 이제 겨우 스물한 살이지? 어떻게 결혼이란 걸 이렇게까지 꿰뚫고 있어?”
“간단해. 우리 엄마랑 아저씨 봐. 아저씨가 돈 많이 벌잖아. 그래서 집에서 엄마한테 함부로 굴고... 연애나 결혼도 마찬가지야. 누가 더 많이 사랑하느냐에 따라 누가 더 양보하고 희생하게 돼 있는 거라고.”
성민서는 말없이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러다 평온하게 말하는 성보람의 그 얼굴을 보며 그녀는 가볍게 한숨 쉬고 머리를 다시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그래도 아빠 친딸이긴 하지만 인정은 해야겠어. 우리 아빠, 진짜 별로야. 한 번 손에 들어오면 절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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