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형, 장난이었어요.”
진태현이 얼른 손을 들며 항복하듯 말했다.
서빙하던 여직원은 잘생긴 남자 셋을 힐끔거리며 웃음을 삼킨 채 조용히 물러났다.
“시끄러워.”
배선우가 두 남자를 짜증스럽게 흘겨보며 말하자 한서원이 웃으며 답했다.
“형, 형수님도 나갔는데 좋아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어차피 좋아하지도 않았잖아요.”
배선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래. 더 이상 성보람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건 기뻐해야 할 일이잖아.’
요 며칠 배선우는 집으로 돌아가 잘 때면 자꾸 벽 쪽을 무의식적으로 흘깃 보게 되었다.
예전에도 방에는 늘 혼자였는데 이상하게도 익숙해지지 않았다.
심지어 잠들기 전 눈을 감으면 성보람의 뺨을 때리던 장면이 머릿속에서 자꾸 떠올랐다.
‘얼굴은 괜찮아졌을까? 아직도 아플까?’
생각에 잠긴 배선우의 모습을 본 육성진이 농담을 던졌다.
“설마 성보람이 떠나고 나서야 걔를 좋아했다는 걸 깨달은 건 아니지?”
“헛소리하지 마.”
배선우는 주저 없이 비웃듯 말했다.
“내가 걔를? 마음에 들 곳이 뭐가 있다고.”
진태현이 깔깔 웃었다.
“하긴... 선우 형은 지민이 같은 스타일 좋아하잖아요. 재능 있고 다정하고 눈치도 빠르고...”
배선우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사실 그는 하지민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었다.
굳이 말하자면 전에 조금 호감 있었고 다른 여자보다는 인상이 나았던 정도였다.
하지만 요즘은 하지민의 너 없으면 못 산다는 말에 질릴 대로 질려버렸다.
‘여자는 왜 이렇게 독립적이지 못한 걸까?’
그때 한서원이 물었다.
“진태현, 오늘 네 동생 생일 아니야? 안 가?”
“애들끼리 클럽에서 노는데 내가 가서 뭐 해. 재미도 없을 텐데.”
진태현은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게다가 갈 때마다 성진이 형 얘기 묻고 잘되게 도와달라고 한단 말이야. 진짜 머리 아파.”
잠시 뜸 들이던 진태현이 육성진에게 말을 걸었다.
“성진이 형, 제 동생 받아주는 건 어때요? 그래도 어리고 예쁘잖아요. 집안끼리도 잘 어울리고요. 지난번에 형네 아버지가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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