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7화
“언니, 그 말은 혹시...”
진현아가 눈을 반짝이며 되물었다.
“배씨 가문에서 아끼는 또 다른 애가 나서서 성보람을 손봐주면 그땐 누가 뭐라 하겠어.”
하지민이 미소 지으며 속삭이듯 말했다.
“역시 언니는 진짜 천재예요.”
진현아는 금세 얼굴 가득 웃음꽃을 피우며 마음속 분노를 털어냈다.
배다영이 어떤 성격인지 진현아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배다영이 돌아오기만 하면 굳이 자기 손을 더럽히지 않고도 성보람을 처리할 수 있으리란 확신이 들었다.
...
한편, 성보람은 자신이 누구한테 찍혔는지도 모른 채 평화로운 이틀을 보내고 있었다.
얼굴에 난 상처 때문에 꼼짝하지 않고 집에서 쉬면서 TV 보거나 게임하고 그 외엔 딱히 할 일도 없었다.
여민지는 여전히 배달일을 나가고 있었는데, 월말까지 버텨야 이번 달 월급을 받을 수 있다며 꿋꿋하게 나갔다.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성보람은 솔직히 감탄스러웠다. 요즘 자기 모습은 거의 현실 자포자기형 백수나 다름없었으니까.
개강만 하면 정신 차리고 본격적으로 뭔가 해봐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고 있던 찰나 성민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보람아, 너 무슨 일이야? 나 오늘 친정 갔다가 이모한테 들었는데, 너 배씨 가문 나왔다며? 게다가 지금 혼자 자취 중이라고?”
성보람은 한숨을 쉬며 이마를 짚었다.
‘엄마는 그 입 좀...’
“그리고 이모 말로는 며칠 전에 선우 씨가 너 찾으러 집까지 왔다며? 도대체 무슨 일이야. 또 가출한 거야? 왜 나한텐 말도 안 하고.”
“언니는 이제 결혼했잖아. 내가 또 언니네 집에 가면 한아정이 난리 칠 거 뻔한데, 굳이 부담 주고 싶지 않았어.”
성보람은 솔직하게 말했다.
“학교 근처에 괜찮은 원룸 하나 구했어. 진짜 좋아. 오늘 시간 되면 와서 밥 먹고 가.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
“뭐? 너 진짜 자취방을 얻었다고?”
성민서의 목소리는 점점 높아졌다.
“내 명의로 된 빈집이 하나 있잖아. 그 집 그냥 들어가 살지. 뭘 굳이 돈 내고 자취를 해?”
“그건 언니네 엄마가 준 집이잖아. 내가 거기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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