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화 서로를 겨누는 말
안지연이 방 안으로 들이닥쳤을 때, 김서준은 박서희와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한쪽은 차분했고, 한쪽은 다급해 손이 떨렸다.
세상 물정 겪어 본 일이 적은 박서희는 태자가 직접 찾아오자 당황해 몸가짐을 잃을 뻔했다.
“전하, 무슨 일로 저를 찾으셨사옵니까?”
그러자 김서준이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안소민은 어디에 있느냐. 소민을 첩으로 들이겠다. 변방의 알 수 없는 사내에게 보낼 일 아니다. 당장 돌아오라 전하여라.”
뜻밖의 말에 박서희의 표정이 곤란해졌다.
“전하, 혼약은 이미 정해졌습니다. 어찌 말 한마디로 혼사를 거둘 수 있겠습니까?”
그러자 김서준의 얼굴빛이 살짝 굳었다.
“태자의 집에 드는 것이 변방 장군에게 가는 것보다 못하겠느냐. 내 이름을 전하면, 안소민은 반드시 돌아올 것이다.”
안소민이 바라 온 것은 오직 그 한 가지였다.
‘기다림이 길어 못 견딘다고 했으니 이번만큼은 내가 이뤄 주면 될 거야.’
김서준의 마음속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고 있을 때, 문밖에서 이를 엿들은 안지연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눈을 크게 떴다.
“서방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겁니까. 어찌 소민을 첩으로 들이실 수 있습니까!”
“왜 안 되겠소.”
김서준은 태연했다.
“안소민도 안씨 가문의 사람이오. 자매가 한 집에 머무는 것이 오히려 좋지 않겠소?”
그러자 안지연은 안색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소민이 무슨 신분으로 감히 저와 같이 서방님을 모실 수 있겠습니까? 첩이라 해도 턱없이 모자랍니다! 그 계집은...”
안지연의 눈빛이 박서희를 스치더니 독해졌다.
“박서희, 너와 똑같아! 남의 것을 넘보는 천한 계집들이잖아!”
박서희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지만 그래도 이를 악물고 버텼다.
“안지연, 소민이는 절대 그런 아이가 아니다. 언제 그런 짓을 했다고 그런 말을 하느냐. 네가 나를 못마땅해하는 건 알지만, 소민이는 죄가 없다.”
안국공은 정실을 맞은 지 오래지 않아 박서희를 첩으로 들였고, 한때 총애가 기울었던 탓에 안지연의 미움은 깊어졌다. 아니면 박서희 같은 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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