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화 사과의 입맞춤
“이것들은 모두 사람을 시켜 찾아 모은 예물이오. 마음에 드오?”
낮고도 온화한 신지운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쳤다.
오늘 처음 마주했을 뿐인데도 신지운은 정성을 다해 선물들을 마련했다.
문득 김서준이 건네던 비단 상자가 떠올랐다. 김서준은 안소민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한 번도 묻지 않았고 그저 사람 눈에 띄지 않게 곁에 두기 위해 평생의 부귀를 운운하던 약속이 문득 허망하게 느껴졌다.
안소민은 마음이 살짝 따뜻해졌다.
“마음에 들어요. 다 제가 좋아하는 것들이에요.”
결국 안소민이 바란 것도 결국 모든 여인이 좋아하는 평범한 기쁨들이었다.
신지운이 그제야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잠시 옷을 갈아입고 오겠소. 기다려 주시오.”
잠시 후, 신지운은 붉은 혼례복으로 갈아입고 다시 나타났다.
“이제 가서 혼례를 하기오.”
안소민이 고개를 끄덕였다.
변방이라 절차는 간소했지만, 신지운의 위명 덕에 군사들뿐 아니라 수십 리 밖에서까지 백성들이 달려왔다.
“장군님, 이건 저희가 마련한 혼례 선물입니다!”
“오래도록 나라 지키시느라 이제야 장가를 가시는구려. 앞으로 필요한 것 있으면 꼭 부르세요!”
“장군 부인님, 우리 장군님은 참 좋은 분입니다!”
우렁찬 축복이 쏟아지자 안소민의 볼이 더욱 붉어졌다.
이제 안소민은 숨어 사는 그늘이 아니라, 당당한 장군 부인이었다.
신지운이 안소민의 손을 잡아 가볍게 힘을 주었다.
“괜한 농담이니 너무 신경 쓰지 마오.”
칼과 창을 쥐던 손이었지만, 오히려 안소민이 다칠까 봐 조심스럽게 살며시 안소민의 손을 쥐었다.
그 순간, 따스함이 가슴에 번졌다.
두 사람은 혼례 식당에 올라 부부 배례를 올렸다.
붉은 사과 하나가 실에 매달려 두 사람 사이에 살짝 흔들렸고, 사과 빛에 물든 안소민의 얼굴은 더욱 고와 보였다.
안소민은 후회가 없었기에 손가락을 살짝 굳힌 채 다시 신지운의 손을 쥐었다.
사람들의 환호 속에 둘은 함께 사과에 입을 댔고 다음 순간 사과가 치워지며 입맞춤이 이어졌다.
뜨거운 체온이 금세 전해졌다.
“이제부터 당신은 내 부인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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