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화
민설아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하지만 하선우와 강서진이 결혼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보고 싶지 않아도,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지금 서류상 하선우의 아내는 강서진이었다.
어느 날, 하선우의 상사가 서류를 정리하다가 의미심장한 말투로 말을 꺼냈다.
“하 대령, 군인은 전쟁터에서만 싸우는 게 아니야. 집안도 잘 챙겨야 해. 가정 문제로 소문나면 앞으로 승진에 영향받을 수도 있어.”
그제야 하선우는 한때 홧김에 오기로 치러 버린 결혼이 이제는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한 번 이름이 엮여 버리면, 마음이 떠났다고 해서 그렇게 쉽게 강서진을 떼어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가족들까지 나서서 그래도 법적으로 아내인데 책임은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선우에게 압박했고, 군 지휘부에서도 사적인 일로 구설에 오르지 말라고 거듭 경고했다.
결국 하선우는 마지못해 강서진이 다시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허락했다.
그런데 다시 함께 살게 된 뒤의 집은 예전과 전혀 달랐다.
한때는 따뜻하다고 믿었던 그 집은 이제 숨 막히는 전장 같았다.
두 사람 사이에는 다정함 한 줌 남지 않았고 서로를 향한 불신과 원망만 가득했다.
사소한 말 한마디에도 하선우와 강서진은 금세 싸우기 시작했다.
“쾅!”
그날도 문이 세게 열리자 하이힐을 쿵쿵 울리며 들어온 강서진이 짜증 섞인 얼굴로 물었다.
“하선우, 또 멍하니 앉아서 뭐 하는 거야?”
하선우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고 눈빛은 싸늘하게 식어 있었다.
“네가 상관할 일 아니야. 꺼져.”
그 한마디에 강서진은 잠깐 움찔했지만 곧 입꼬리를 비꼬았다.
“또 민설아 물건 들여다보면서 후회라도 하고 있었어? 안타깝게 됐네. 그 여자는 벌써 널 버리고 떠났어. 지금 곁에 남아 있는 사람은 나뿐인데, 아직도 내가 그렇게 싫어? 그래도 현실은 현실이야. 지금 네 아내 자리는 내 거야. 평생 날 떼어내고 싶어도 못 떼어내.”
“아내?”
하선우는 숨을 삼키며 낮게 웃었다.
“강서진, 네가 그 자리에 어울린다고 진심으로 생각해?”
그러자 강서진의 표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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