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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화

산은 가파르고, 눈까지 쌓여 길은 질척거리고 미끄러웠다. 깊게 내린 눈은 발목을 넘었고, 걸을 때마다 발을 눈 속에서 억지로 뽑아내야 했다. 두꺼운 털부츠를 신었는데도 민설아의 발끝은 얼얼하게 저렸다. 앞서 걷던 주승민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몇 걸음마다 멈춰 민설아를 기다렸다. 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무심하지도 않은 절묘한 거리였다. 민설아가 혹시 미끄러지면 즉시 손을 뻗어 붙잡아 줄 수 있는 거리였다. “승민 선배... 아직 얼마나 남았나요?” 겨우 반쯤 올라왔을 때 민설아가 숨을 몰아쉬며 물었다. 그러자 주승민은 고개를 돌려 민설아를 바라보면서 입을 열었다. “아직 30분 정도 더 가야 해요. 할 수 있겠어요?” 민설아는 처음으로 주승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목도리 아래로 울리는 주승민의 낮고 맑은 목소리는 예상외로 듣기 좋았다. 민설아가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앞쪽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났다. 표정이 순간 굳었고 주승민은 민설아의 팔을 잡아 자기 뒤로 숨겼다. 눈발 사이에서 세 마리의 늑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빛나는 초록빛 눈동자, 젖은 이빨에서 떨어지는 침이 보였다. 늑대의 굶주림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었다. 우두머리 늑대는 자세를 낮춘 채, 으르렁거리고 있었다. “움직이지 마세요.” 주승민은 숨을 낮춰 말하며 허리춤에서 사냥칼을 더듬었다. 민설아는 온몸이 얼어붙었다. 북쪽의 늑대는 배가 고프면 혼자 다니는 사냥꾼도 덮친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순간, 우두머리 늑대가 몸을 낮춘 뒤 번개처럼 튀어 올랐다. 그 순간, 칼날이 번뜩였다. 주승민이 반 박자 빠르게 손을 뻗어 늑대의 앞발을 찌르자, 늑대가 비명을 지르며 피를 튀기고 뒤로 물러섰다. 그러나 나머지 두 마리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엎드려요!” 주승민은 민설아를 눈더미 속에 밀어 넣고 몸을 돌려 늑대들과 맞섰다. 칼과 이빨이 부딪치는 소리, 늑대의 울음짖음, 칼날이 살을 가르는 소리가 뒤엉켜 울려 퍼졌다. 민설아는 숨조차 크게 쉬지 못했다. 혹시라도 방해될지 두려웠고, 손은 차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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