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화
권승준이 말하지 않아도 소이현은 밴드를 붙였을 것이다.
붙이고 나니 마음이 한결 차분해졌다.
강지유가 그녀에게 와인을 끼얹었고, 권승준이 대신 나서 주었다.
단순히 자신이 그의 비서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도 강지유가 그에게는 반쯤 친동생 같은 존재였기 때문이다.
보기 불편하면 나서서 바로잡아야 했다.
그것이 오빠로서의 당연한 입장이었다.
그가 굳이 밴드를 떼어낸 것도 강도훈이 정말로 그녀에게 손을 댔는지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강도훈이 정말 가정폭력을 저질렀다면 권승준이 가만있지 않았을 터였다.
그런데 알고 보니 키스마크였다.
그 순간 권승준은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소이현은 어렴풋이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선의로 도왔는데 결과가 이렇게 꼬여 버리자, 민망함과 함께 혹시 자신이 괜한 참견을 한 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을 것이다.
그들은 함께 지하 주차장을 지나 아파트 단지로 들어왔다.
권승준은 그 이후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차에서 내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밖으로 나와 곧바로 각자의 집으로 향했다.
그때 소이현이 갑자기 그를 불렀다.
권승준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권 대표님. 제 상처를 확인하신 거, 강도훈이 저한테 손댈까 봐 걱정하셔서 그런 거죠? 고마워요. 대표님은 정말 좋은 분이세요. 저는 대표님이 쓸데없이 참견한다고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까 대표님도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
권씨 가문 사람들은 그를 냉혈한 반사회적 인간이라고 욕하곤 했다. 이번 생에는 반드시 지옥에 갈 거라면서 저주까지 퍼부었는데 소이현은 그를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다니?
아마 그가 들어본 것 중 가장 터무니없고 아이러니한 아첨일 것이다.
“전 좋은 사람이 아닙니다.”
권승준은 차갑게 그 한마디만 남기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말 따위는 조금도 마음에 두지 않았다.
“...”
‘그래, 권 대표님답네.’
...
소이현은 집에 돌아와 세수를 하고 거울 앞에 섰다.
목 옆의 키스마크가 너무 눈에 띄었다.
그녀는 약을 바

링크를 복사하려면 클릭하세요
더 많은 재미있는 컨텐츠를 보려면 웹픽을 다운받으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
카메라로 스캔하거나 링크를 복사하여 모바일 브라우저에서 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