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권승준이 일부러 차갑게 말한 게 아니라 목소리가 원래 남들과 달리 차갑고 온기가 느껴지지 않았다.
소이현은 깜짝 놀랐다가 이내 불안감이 밀려왔다. 속으로 권승준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기를 바랐다.
박지연의 시선이 소이현에게 향했다. 눈이 다 반짝였고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소이현은 눈짓으로 입을 다물라고 했다.
서현석은 권승준을 초대하기 위해 사전에 많은 준비를 했었다.
“그 선수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어요. 시간 날 때 한번 알아보도록 할게요.”
권승준이 덤덤하게 말했다.
“그럴 필요 없어요. 이젠 이 바닥에 있지 않거든요.”
그저 서현석과 가볍게 대화만 나눌 뿐 소이현 쪽은 신경 쓰지 않았다.
권승준이 그녀를 알아보지 못한 걸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늘 레이싱 경기는 A, B 두 조로 나뉘어 진행되었다. 흥미가 없었던 권승준은 일찍 자리를 떴다.
거물이 떠나자 모였던 사람들도 금세 흩어졌다.
여진성은 떠나기 전 박지연에게 집에 도착하면 문자라도 보내라고 했다.
박지연이 올 때는 운전기사가 데려다줬고 갈 때는 소이현의 차를 얻어 탔다.
소이현이 시동을 걸기 전 박지연이 참지 못하고 물었다.
“왜 나한테 말하지 말라고 한 거야? 권승준이 네 정체를 알았더라면 인맥을 쌓을 수 있을지도 몰라.”
박지연은 적절한 화제를 찾지 못한 데다가 자칫 억지로 대화를 이어가려다 손해를 볼까 봐 먼저 가서 말을 걸지 못했다.
하지만 소이현이 레이서라는 걸 밝혔더라면 매우 유리했을 것이다.
밝히지 않은 바람에 다음에 또 만나더라도 오늘처럼 스쳐 지나가야 했다. 이건 만나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였다.
소이현이 설명했다.
“권 대표님은 강도훈의 이복형이야. 어머니의 성을 따라서 권 씨인 거고. 지금 서울에 살고 있고 왕래도 거의 없어.”
이 말에 담긴 정보량이 너무 많아 박지연은 몇 초간 넋을 놓았다가 겨우 정신을 차렸다.
“그럼 너의 친척이잖아.”
소이현이 신중하게 말했다.
“예전에는 친척이었지.”
박지연이 입을 떡 벌렸다.
“왜 나한테 한 번도 얘기 안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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