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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2화

육성민의 거친 인상은 타고난 성격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말투나 행동에서 풍기는 분위기, 외모와 기질까지 사촌인 고태훈과 판박이로 얼굴에 대놓고 바람둥이라고 써 붙인 듯한 타입이었다. 고태훈만큼 꾸미는 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분명한 미남 축에 들었고 몸에 밴 향수 냄새도 제법 괜찮았다. 육성민은 박지연이 대략 십여 분을 기다린 끝에야 다 씻고 나왔다. 뒤이어 그녀는 일부러 육성민의 시선을 피한 채 자신도 욕실로 들어가 나오면 그가 이미 떠나 있기를 바라며 반 시간이나 씻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집에 있었다. 침실의 격자무늬 창문이 열려 있었고 방 안에 맴돌던 냄새도 다 빠진 뒤였다. 그는 창가에 서서 커다란 몸을 곧게 세운 채 푸르른 창밖 풍경을 여유롭게 감상하고 있었다. 그러고는 박지연이 나온 걸 알아차리자 자연스럽게 말을 건넸다. “여기 전망 좋네요. 온통 초록색이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요. 저희 북쪽 지방에서는 이 계절에 이런 풍경 못 보거든요.” 박지연은 담담하게 답했다. “그래서 난 남쪽 지방이 더 좋아요.” 육성민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웃었다. “말에 좀 날이 서 있는데요?” 박지연은 대꾸하지 않다가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혹시 무슨 병은 없죠?” 육성민은 의아해했고 박지연은 그런 그를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한 번 한 거 가지고 산부인과 들락날락할까 봐서요.” 어젯밤만 해도 육성민이 이런 일에 얼마나 열성적인지 알 수 있었다. 때문에 분명 여자도 많았을 테고 비록 조치는 취했지만 병이 옮을까 봐 걱정이 됐다. 육성민은 진심으로 풍경 얘기를 하던 참이었는데 뜻밖의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 원래는 농담으로 넘길 생각이었지만 그녀가 정말 신경 쓰는 걸 보고는 체념한 듯 말했다. “걱정 마요. 나 병 없으니까.” 하지만 박지연은 의심을 거두지 않았다. “난 왜 못 믿겠죠?” “마지막으로 한 게 언제더라... 아, 진짜 기억도 안 나네. 어쨌든 난 매년 건강검진 결과가 완벽해요. 확인하고 싶으면 우리 비서한테 지금 바로 보내라고 할게요.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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