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화
“진 선생님 방 좀 들어가도 돼요?”
윤시원이 조심스럽게 묻자 나는 고개를 들기도 전에 급한 마음에 무심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맘대로 해요.”
나는 삼각김밥과 테이블 위 우유를 집어 들고 빠르게 집을 나섰다.
조금 전, 병동 간호사가 급하게 연락을 해왔다. 응급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두 명 동시에 들어왔다는 거였다.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병원에 도착하니 내가 가장 먼저 도착한 사람이었다. 간호사는 이미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집도의는 지금 지방에 내려가 있어서 올 수 없대요. 다른 병원에서 지원을 요청하긴 했는데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요.”
간호사는 이어서 설명했다.
“지금 두 환자 중 한 분은 위중해서 한 시간 안에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해요. 다른 분도 오늘 안에 반드시 수술해야 하고요.”
나는 고민할 틈도 없이 대답했다.
“긴급한 환자 먼저 수술하죠.”
그러자 간호사가 다급히 내 소매를 잡았다.
“진 선생님, 다른 환자는요... 원장님 장인이에요. 원장님이 먼저 수술하라고 지시를 내렸어요.”
“지금 당장 위험한 건 그쪽이 아니잖아요? 원장 장인이든 누구든 먼저 살릴 사람부터 살려야죠. 나중에 수술해도 되는 사람을 먼저 하면 다른 환자는 그냥 죽으라는 거예요?”
내 말에 간호사는 입을 꾹 다물었다.
“하지만... 원장님은 혹시라도 수술 중 문제가 생기면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지금 수술하려는 분은 자식도 없고 친척도 없고 그냥 옆집 이웃이 모시고 온 분이라서요. 그러니까 만에 하나 문제가 생기면...”
“그만해요. 우리가 그런 말 해도 되는 사람이에요?”
나는 매섭게 그녀를 노려봤다.
“언제부터 권력이 생명보다 앞서는 세상이 됐어요? 그런 말 다시는 하지 말고 지금 위중한 그분 수술 준비하세요.”
“하지만...”
“자꾸 하지만이라고 말하지 말고 지금 바로 준비해요. 전 바로 수술실로 들어갑니다.”
결국 간호사는 고개를 숙이고 수술 준비를 하러 갔다.
환자는 급성 대혈관 파열 증세였고 고령이어서 수술 자체가 엄청난 부담이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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