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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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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사무실로 돌아오자 비서가 벌써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오전, 기획안을 뒤지던 김에 그녀와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비서의 이름은 최유정. 제원시 대학에서 금융 경영을 전공한 인재였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아 졸업하자마자 바로 비서직에 지원했다고 했다. 문제는 최유정도 막 졸업한 신입이라 실무 경험이 없다는 것이었다. “...대표님, 설마 절 자르시려는 건 아니죠?” 최유정은 두 손을 모으고 조심스럽게 내 눈치를 살폈다. 나는 고개를 저었다. “나도 초보니까 우리 서로 힘내보죠.” 기획안을 탁 책상 위에 내려놓고 본격적으로 그녀와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하려 했다. “우리가 지금 맡은 일은... 그 사람을 만나 협업 내용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아내는 겁니다.” 최유정이 입을 틀어막은 채 눈을 동그랗게 떴다. “이런 협상을... 대표님이 직접요? 그분 대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길래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비공식적이지만 전통 자수 분야의 무형 문화재급 전승자라고 하더라고요. 거의 사라진 기술이라는데 그 사람만이 구현할 수 있는 방식이 있다나 봐요.” 요즘 우리 회사는 패션 분야로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었고 ‘무형문화재 전승자’라는 타이틀 하나만으로도 마케팅 측면에서 엄청난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럼 지금 당장 가볼까요?” 최유정이 눈을 반짝이며 물었지만 나는 고개를 저었다. “아니, 먼저 전화로 확인부터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기획안에는 그 사람의 연락처도 기재되어 있었다. 최유정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곧바로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 뚝. 신호음이 가자마자 연결되었다가 곧바로 끊겼다. 다시 두 번, 세 번. 이번엔 아예 차단된 상태였다. 최유정이 준비해 온 대사들은 입 밖으로 나오지도 못한 채 사라졌다. 우리 둘은 한참을 서로 바라봤다. “어쩌죠, 대표님?” 최유정이 난처한 얼굴로 물었다. 나는 이마를 짚었다. “나도 모르겠네...” 그제야 깨달았다. 우리 둘 다 너무 ‘초짜’였고 이대로는 도저히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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