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1화
그는 내가 묻는 말에 하나부터 열까지 솔직하게 대답해 주었고 그 말들은 전부 이 비서가 말해준 내용과 단 한 치도 다르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보며 나도 점점 마음이 놓였고 그를 앉혀 커피 한잔 대접한 후에야 정중히 배웅했다.
그가 나가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이 비서와 최유정이 곧장 들어왔다.
“어땠어요?”
최유정이 기대 가득한 눈으로 물었다.
“잠시 후엔 인사팀 부장도 올 거예요.”
이 비서가 최유정의 머리를 가볍게 톡 치며 나를 향해 웃어 보였다.
“이 비서 덕분이에요.”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진심으로 감사를 전했다.
그날 나는 다섯, 아니 여섯 명 정도의 부장을 연달아 만났다.
그중 자발적으로 찾아온 사람은 마케팅팀과 인사팀, 딱 두 명뿐이었다.
나머지는 전부 이 비서가 일일이 약속을 잡아 끌어낸 인물들이었다.
그들 중에는 마케팅팀 부장처럼 말 몇 마디에 바로 고개를 숙이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로 끝까지 얼버무리며 모르쇠로 일관하는 이도 있었다.
미팅이 끝난 후, 이 비서는 회사의 전반적인 세력 구도를 정리해 주었다.
현재 회사 내 구성원은 크게 세 부류.
극소수의 중립파, 아버지가 남기고 간 절대 충성파, 그리고 전체 직원 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는 유상원을 지지하는 세력이 있었다.
“유 이사요?”
나는 문득 아버지가 그에 대해 했던 말이 떠올랐다.
그는 오래전부터 아버지를 따라 일해왔고 능력도 탁월했다.
그래서 아버지는 그를 이사 자리에 앉히고 회사 지분까지 일부 나눠줬다.
그 이야기를 꺼내려던 찰나.
“물론 저도 압니다.”
이 비서가 차갑게 내 말을 끊었다.
“유 이사님은 오래된 직원이고 회장님도 그를 아꼈죠. 하지만 승은은 미덕이 아닙니다. 너무 많은 걸 주, 그건 은혜가 아니라 원망이 돼요.”
그녀의 말에 나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아버지가 계셨을 땐 얌전히 있던 자가 지금은 다른 생각을 품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무언가 말을 잇고 싶어 하자 이 비서는 다시 단호하게 말했다.
“회장님께서 정말 유 이사를 믿으셨다면 왜 저를 다시 불러들이셨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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