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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구의 반란호구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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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그 일이라면 물론 기억하고 있었다. 무형문화재 전승자를 찾아가 설득해 협업을 이끌어내는 것. 처음엔 나도 꽤 신경을 썼다. 하지만 이 비서가 온 뒤로 자연스레 손을 떼게 되었고 그 이후로는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설마 아직도 끝나지 않은 건가?’ “상대는 성미가 까다로운 노인이에요. 우리 회사뿐 아니라 다른 회사 영업 직원들도 죄다 만나주지도 않고 돌려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원래는 마케팅 쪽 일이긴 한데요. 혹시 괜찮으시다면 이번엔 윤시원 씨와 함께 직접 나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비서는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든 상관없어요. 이 계약만 성사된다면 두 분을 둘러싼 소문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겁니다.” 회사 동료끼리 프로젝트를 함께하는 건, 누가 봐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게시글은 이미 내려간 거 아니었나요?” 내가 조심스럽게 묻자 이 비서는 고개를 저었다. “게시글 삭제는 가장 기본적인 조치일 뿐이에요. 우리가 정말 잠재워야 하는 건 ‘소문’이죠. 입만 막는다고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윤시원 씨에게 더 안 좋을 수도 있어요.” 나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렇게 해요.” 이건 윤시원의 명예가 달린 문제였다. 애초에 루머의 ‘불씨’ 자체를 끊어버리는 게 나았다. 윤시원은 매니저실로 불려 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저랑 대표님이요?” 그녀는 자신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얼굴을 했다. 막 입사한 인턴이 대표랑 외부 프로젝트를 뛴다는 게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너무 비현실적이었다. “시원 씨를 둘러싼 소문이 회사 전체에 퍼졌잖아. 뭔가 보여줘야 사람들도 납득하지 않겠어?” 그사이 나는 이미 복장을 갈아입고 나와 있었다. “지금 바로 출발해요. 차 대기 중입니다.” 나는 협업 내용조차 아직 파악하지 못한 윤시원을 그대로 차에 태웠다. 그녀는 이동 중 내내 기획안을 뒤적이며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확실히 좋은 방식이에요. 그렇지만 제가 듣기로는 그 어르신 성격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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