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1화
“사실은요, 월급을 몇 달째 못 받았어요. 저희 병원 원장님은 해외로 도망쳤고 다른 임원들도 전부 뿔뿔이 흩어졌죠. 의사 선생님들도 병원이 더는 못 버틸 것 같다고 여기고 다들 떠나버렸어요. 지금은 우리밖에 안 남았어요.”
여의사가 자기랑 몇 명 안 되는 간호사들을 가리켰는데 대충 다 합쳐도 다섯 명이 채 되지 않았다.
“병원도 진짜 고생했네요.”
나는 학술 교류 말고는 딱히 다른 병원에 들를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이렇게 직접 폐허 수준이 된 병원을 보게 되니 살짝 안쓰러웠다.
“거기 누구 없어요? 다 죽었어요?”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나는 인상을 찌푸렸다.
왠지 어딜 가도 이 여자랑 마주치게 되었다.
근데 이번에 강윤서 옆에 붙어있는 건 이건우가 아니라 허준호였다.
“아가씨, 실례지만 무슨 일로 오셨죠?”
여의사가 들어오는 남녀 두 사람을 보며 묻더니 자연스레 강윤서의 배부터 훑었고 그녀의 배가 평평한 걸 보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신네 원장이 병원을 우리한테 팔았어요. 지금 병원에 남은 인원이 몇이나 되죠?”
강윤서는 말을 마치고는 나를 발견하더니 눈을 반짝이며 반가워했다.
“우현아, 너 나 안 사랑한다더니 왜 내가 어딜 가든 너랑 마주치는 걸까?”
사실 그건 나도 참으로 궁금한 일이었다.
오늘은 정말 무작위로 들어온 병원이었기에 강윤서가 올 줄은 나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더더욱 빨리 병원에서 나가고 싶었다.
“너무 자의식 지나치지 마. 그냥 지나가다 들른 거야.”
“지금 병원엔 우리만 남았어요. 아가씨, 혹시 이 병원 인수하시려는 건가요?”
여의사의 눈이 반짝였고 옆에 있던 간호사들도 강윤서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그러자 강윤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우린 이 병원에 자금을 투입해서 다시 병원을 세울 생각이에요. 근데 그 전에 먼저 확인할 게 있어요. 병원에 남은 다른 의사나 간호사들은 다 어디 있죠?”
간호사들은 서로 눈치를 보더니 일제히 고개를 저었다.
“다 나가버렸어요.”
“원장이 나한테 보낸 계약서에 따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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