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당신 아들에게 수술을 해줄 수 있어요. 살릴 수 있습니다.”
나는 눈앞의 남자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는 온몸을 떨며 멍하니 나를 응시했다.
“정말입니까?”
“휴대폰 있잖아요. 지금 제 이름 검색해 보세요. 진우현이라고 합니다.”
“전국에 저랑 실력이 비슷하거나 저보다 경험이 많은 심장내과 의사는 열 명도 안 됩니다.”
“대기할 필요도 없고 사람 붙잡고 사정할 필요도 없어요. 제가 바로 전문의고 저는 지킬 수 있는 말만 합니다. 그러니 반드시 치료해 낼 수 있습니다.”
“당신 기준으로 아이에게 근로자 의료보험을 적용할 수 있고 우리나라의 특수 약제까지 쓰면 아이가 건강을 되찾기까지 드는 모든 비용이 3000만 원도 들지 않을 겁니다.”
“못 믿으시겠다면 지금 당장 각서를 써드릴게요. 제가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저를 고소해도 좋습니다.”
“아직 어리기만 한 아이의 운명을 이름도 모르는 사람에게 맡길 겁니까?”
“제 말을 받아들이신다면 이쪽으로 걸어오세요. 그러면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게 되고 아이의 삶을 함께할 수 있게 되죠”
“아무도 희생할 필요가 없습니다.”
남자는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한참 뒤에야 입을 열었다.
“각서 써주세요.”
나는 그 자리에서 각서를 써서 그에게 보여줬다. 그는 종이를 받아 한 글자 한 글자, 몇 번이나 꼼꼼히 읽더니 결국 나를 믿고 내려오게 되었다.
그렇게 위기는 지나갔다. 나도 그제야 숨을 돌릴 수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을 찾아보니까 이미 병원에서 해고된 걸로 나와요... 우리 아들 수술은 어디서 받는 거죠?”
하지만 그는 여전히 불안한 얼굴이었다. 그 말에 나는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제가 오늘 마침 어느 한 병원에 투자했거든요.”
“그 병원에서 제가 당신 아이를 책임질 겁니다.”
내 눈빛이 충분히 단호했던 덕분일까, 그는 끝내 나를 믿기로 결심한 듯했다.
빌딩 아래 취재를 나온 기자들은 결국 아무것도 건지지 못했다. 그저 남자가 내 말에 설득당해 돌아선 것만 보았을 뿐이었다. 기자들은 그렇게 하나둘 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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