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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심리 상담사는 내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일들, 입에 올리고 싶지 않은 사람들, 그리고 지금의 삶과는 확연히 대조되는 아름다운 과거들을 내 입으로 직접 말하라고 했다. 오직 그렇게 해야만 스스로 썩은 살을 도려내고 그 상처 위에 새로운 살이 돋아날 수 있다고 했다. 비록 이 방법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졌지만 치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로 결심했다. 미래의 인생에서 이 실패한 결혼 때문에 나 자신을 고통받는 미친 사람으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물론 심리 상담은 점진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으로 고수혁과의 모든 기억을 한 번에 다 털어놓으라는 것은 아니었다. 첫 번째 상담을 마친 후 의사는 나에게 불안과 우울증을 완화시키는 약을 처방해 주며 집에 가져가 먹으라고 했다. 또한 나와 고수혁이 함께 아이를 묻어둘 묘지를 찾아 유골함을 묻음으로써 아이에게 안식처를 찾아주라고 했다. 이것이 아이에 대한 예의이자 나 자신을 위한 마무리가 될 것이라면서 말이다. 비록 결혼은 실패했지만 고수혁은 영원히 아이의 아빠이며 그 사실은 바꿀 수 없었다. 나의 유일한 소망은 내 아이도 고수혁이 다미에게 주는 사랑처럼 한 번쯤은 아빠의 사랑을 느꼈으면 하는 것이었다. 그게 단 한 번일지라도... 병원에서 약을 처방 받은 뒤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대낮인데도 고수혁은 웬일인지 집에 있었다. 예전에는 수행할 때를 제외하면 거의 회사에 있었고 나와는 아침 식사 시간에만 잠깐 이야기를 나눌 뿐이었다. 하지만 서아현 모녀가 이사 온 후로는 집에 머무는 시간도 훨씬 많아졌다. 그러니까 집에 돌아올 시간이 없을 정도로 바쁜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집에 들어서자 소파에 앉아 잡지를 보고 있던 고수혁은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나는 무의식적으로 병원 이름이 적힌 약 봉투를 뒤로 감췄다. 내가 심리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는 걸 고수혁에게 알리고 싶지 않았다. 오늘 또 한 번 내가 스스로를 고수혁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존재라고 과대평가한다는 것을 느꼈다. 고수혁은 내 손에 약이 들려 있는 것을 보았지만 내가 왜 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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