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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그 후로 우리 사이에는 더 이상 소통이 필요 없었다. 이제 모든 걸 충분히 이해하고 내려놓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밤이 되자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잠이 전혀 오지 않아 무심코 인스타를 둘러보다가 서아현이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되었다. 핑크색 요정 드레스를 입고 바닥에 쪼그려 앉아 흰색 레트리버를 안고 입술을 삐죽이며 귀여운 척하는 모습이었다. 그 밑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었다. [강아지가 설사를 해서 귀국을 미루게 되었어요. 여러분, 바리스에 괜찮은 동물 병원 있으면 추천해 주실래요?] 몇 분 전에 올린 게시물에는 어느새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려 있었다. 서아현이 예쁘다고 칭찬하는 댓글, 착하다고 칭찬하는 댓글, 바리스 애완동물 병원을 추천하는 댓글들... 나는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몰랐다. 정말 애매하기 짝이 없는 상황, 고수혁의 마음속에서 나와 그의 아이는 서아현의 개 한 마리보다도 못한 존재였던 것이다. 이제 보니 약속을 어기고 귀국을 미룬 이유가 바로 이것이었다.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며 머릿속의 생각들을 떨쳐버리려고 했지만 마음은 고구마 100개를 삼킨 듯 꽉 막혀 숨쉬기조차 어려웠다. 송미경에게 전화를 걸어 하소연하고 싶었지만 시간이 너무 늦어 하지 않았다. 게다가 앞으로 이런 상황이 아마 자주 발생할 테니 스스로 이겨 내야 했다. 매번 친구에게 의지할 수는 없지 않은가? 책상 앞에 앉아 컴퓨터를 켰다. 바로 이때 갑자기 한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소설을 씀으로써 나와 고수혁의 결혼 생활을 기록하고 마음속의 억압을 표출하는 것. 이런 방식으로 지난 25년의 과거와 작별하는 것이다. 필명을 하나 등록했다. [끝없는 어둠 속.] 지난 3년간 겪은 끝없는 어둠처럼 어둠이란 항상 끝이 없는 것 같았다. 기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글을 쓴 적이 많아 글을 쓰고 경험을 서술하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새벽 2시까지 글을 쓰다가 졸음이 몰려와 침대로 향했다. ... 다음 날 아침 전화벨 소리에 깨어났다. 양어머니 박인주가 전화를 걸어와 우리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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