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화
그동안 나는 강민숙과 얼굴을 마주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였다.
결혼을 가장 강하게 반대했던 사람도, 나를 가장 노골적으로 싫어했던 사람도 바로 그녀였다.
결혼 후에도 강민숙의 태도는 단 한 번도 달라지지 않았다.
그녀는 나를 볼 때마다 못마땅함을 숨기지 않았고 입만 열면 이런 말을 내뱉곤 했다.
“애나 낳는 것 말고 너 같은 게 우리 집에 무슨 도움이 되겠니.”
아이를 사산했던 그날도 그랬다.
나는 절망 속에서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병상 옆에 서서 차갑게 말했다.
“넌 정말 쓸모가 없구나. 그나마 하나 남았던 출산 가치도 이제 끝났네.”
그날을 기점으로 강민숙은 최소한의 예의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명절이면 고수혁만 혼자 본가로 내려갔고 나는 텅 빈 저택에서 홀로 시간을 버텨야 했다.
게다가 부모님이 혹시 걱정할까 봐 그 시간에는 전화조차 마음대로 걸 수 없었다.
...
그런 그녀가 병실까지 찾아왔다는 건 좋은 이유일 리 없었다.
강민숙은 침대 가까이로 다가오며 캐시미어 숄을 정리하더니 기다렸다는 듯 본론을 꺼냈다.
“고성 그룹을 깎아내린 그 뉴스, 네가 쓴 거니? 필자가 ‘윤세영’이던데... 설마 동명이인은 아니겠지?”
“네. 제가 쓴 거예요.”
나는 담담히 인정했다.
숨길 이유도 거짓말을 할 이유도 없었다.
바로 그 순간 강민숙의 손바닥이 내 뺨을 세차게 후려쳤다.
찰싹!
귓가에서 ‘윙’ 하는 이명이 퍼지며 얼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하지만 다친 발 때문에 반항은커녕 몸 하나 제대로 가누기도 어려웠다.
혹시라도 더 맞을까 두려워 호출 벨을 눌러야겠다는 생각에 손을 뻗자, 강민숙이 눈치채고 내 손목을 확 잡아챘다.
“뻔뻔하긴! 우리 수혁이는 왜 너 같은 걸 데리고 들어왔는지! 애도 못 낳더니 이제는 집안까지 말아먹어? 배은망덕한 년!”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고씨 가문은 아직도 아이가 부족하신가요? 아드님은 이미 다른 여자와 아이까지 있으시던데... 모르셨어요?”
그 순간 강민숙의 얼굴에 스친 건 만족감이었다.
“아현이 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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