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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3화

나는 고하준의 비아냥에 짜증이 치밀었다. “너랑 상관없어. 난 선생님 찾으러 온 거야.” “선생님 바쁘다니까? 안에 아직 환자만 열 명은 더 있어.” 고하준은 나를 부축한 채 턱으로 진료실 안을 가리켰다. 실제로 안쪽은 사람들로 꽉 차 있었고 대기 환자들까지 줄을 서 있었다. 나는 배진우의 명찰을 진료실 앞 간호사에게 건네고 돌아서려 했다. 그때, 진료실 안에서 누군가가 내 이름을 불렀다. “세영이니?” 나는 놀라 고개를 들었다. “유나 이모?” 믿기 어려웠다. 고하준의 어머니, 설유나가 다시 해항시에 돌아온 것이다. ... 과거 고명훈이 강민숙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고씨 가문의 어르신인 고범수는 단호하게 반대했다. 결국 고명훈은 상속권을 스스로 포기하고 앞으로 평생 해외에서 지내며 다시는 해항시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받아들인 끝에 겨우 이혼이 허락되었다. 고범수가 그렇게 강하게 요구한 이유는 훗날 고하준이 고수혁과 고씨 가문의 재산을 두고 갈등을 빚을 가능성을 애초에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혼이 성립되기 훨씬 전부터 고명훈은 설유나와 동거 중이었다 논리적으로만 보면 설유나는 서아현과 마찬가지로 ‘내연녀’에 가까웠다. 그래서 내가 그녀를 미워해도 이상할 건 없었다. 하지만 어린 시절 고하준이 나를 괴롭힐 때마다 설유나는 학교까지 찾아와 아들을 혼내고 직접 나에게 사과까지 시켰다. 게다가 늘 간식까지 챙겨주며 미안하다며 먼저 고개를 숙이곤 했다. 그래서 나는 고하준은 질색했어도 설유나만큼은 도무지 미워할 수 없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내 반대편을 부축하며 말했다. “세영아, 오랜만이야. 요즘 머리가 너무 지끈거려서... 배 선생님이 국내외로 유명하다길래 한번 와봤어.” 그러다 내 발을 보고 눈살을 찌푸렸다. “넌 이러고 혼자 다닌 거야? 돌봐주는 사람도 없고?”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하준이 툭 끼어들었다. “지금 윤세영 얼굴 좀 봐봐요. 하얗게 질렸잖아요. 발은 제대로 못 쓰는 수준이고요. 고수혁이 보는 눈 얼마나 높은데 이런 꼴의 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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