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화
고자질에 눈이 멀어 아마도 그녀가 이 단톡방에 존재하고 있음을 까맣게 잊은 듯했다. 분명 임효진이 그녀를 이 단톡방으로 초대했음에도 말이다. 얼른 그녀가 이런 짓을 했다고 알려 가족들의 걱정과 관심을 받고 싶은 것이 분명했다.
부모님은 여행 가서 찍은 사진들을 그저 임효진에게만 공유할 뿐이다. 오빠들도 선물이나, 음식,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찍으면 오로지 임효진만 언급하며 공유하기 바빴다. 그녀는 이 가족 단톡방에서 투명인간이었다. 단톡방에 초대된 지금까지 그녀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아니, 끼어들 수가 없었다. 분명 진짜 딸은 그녀였음에도 그들의 화목한 모습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가족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조차도 상상이 갔던 그녀는 그대로 단톡방에서 나왔다. 단톡방에 있던 그들이 그녀를 언급하며 혼내려던 때 그녀가 단톡방을 나갔다는 소식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따로 그녀에게 문자를 보냈지만 더 이상 문자를 보낼 수 없다는 알림이 떴다. 이번에는 전화를 걸어보았지만 아무도 그녀에게 연락이 닿지 않았다. 그들을 전부 차단해 버렸으니까.
그들은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임이서가 집안을 나가겠다던 말이 아무래도 진심인 것 같았다. 동시에 그들은 화가 치밀었다. 그녀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을뿐더러 말도 없이 연락처를 전부 차단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녀의 정체를 밝히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밝혔더라면 그들은 망신을 당했을 것일 테니까.
이때 임효진은 부모님과 오빠들이 자신이 달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그녀에게 임이서를 신경 쓰지 말라며, 어차피 임이서를 가족으로 인정할 생각이 없으니까 내버려두라며, 설령 임이서가 복수를 한다고 해도 그들과 상관없는 일이라며 말했다. 답장을 본 임효진은 아주 흡족한 얼굴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어느덧 점심시간이 끝나고 기숙사도 깨끗하게 치워졌다. 임이서는 아주 만족하고 있었다. 점심도 먹지 못하고 청소를 한 그녀들은 저마다 살벌한 눈빛으로 임이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녀가 고개를 들자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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