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화
하나연은 임효진이라는 든든한 뒷배가 사라지면 앞으로 자신이 학교를 어떻게 다녀야 할지 몰랐고 가족들에게 또 어떻게 말해야 할지도 몰랐다.
임효진은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
“흥, 윤지야. 우린 교실로 가자.”
다른 룸메이트들도 저마다 책을 안고 임효진을 쫓아갔다. 혼자만 덩그러니 남은 하나연은 초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임이서! 임이서!!!”
“다 너 때문이야! 다 너 때문이라고!!!”
그녀는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임이서의 침대를 노려보았다. 비록 손을 댈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임이서에게 복수할 방법은 가득했다.
임이서는 그대로 8반 교실로 향했다. 아직 교실로 돌아온 사람은 많지 않았다. 대부분 점심시간에는 기숙사에서 쉬었으니까.
교실로 들어온 그녀는 뒤에 있던 빈자리에 앉아 교과서를 펼쳐 보았다. 그녀의 기억은 줄곧 좋았고 한번 본 것은 거의 잊지 않았다. 그랬기에 그녀는 뭐든 빠르게 습득했다. 이 교과서도 두 번쯤 정독하고 나니 보지 않아도 몇 페이지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대충 펼쳐 보던 그녀는 다시 덮어버렸다. 책 속의 내용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으니까.
다른 책으로 바꾸려던 순간 누군가 그녀의 옆자리에 털썩 앉았다. 심지어 한쪽 팔은 그녀의 책상까지 넘어왔다.
“임이서, 정말로 엘리트반에서 우리 열등반으로 온 거야?”
앞에 앉은 학생도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 그러면서 책을 돌돌 말아 마이크처럼 만들어 그녀의 앞으로 내밀었다.
“임이서 씨, 인터뷰 가능하십니까? 엘리트반에서 열등반으로 오셨는데, 지금 심정은 어떻습니까?”
“...”
연정우도 책을 말아 마이크처럼 사용했다.
“임이서 씨, 대답 좀 해주시죠. 임씨 가문이라는 든든한 뒷배를 잃은 기분은 어떻습니까. 엘리트 반에서 쫓겨나셨는데 더 하실 말씀이 없습니까?”
“...”
임이서는 고개를 들어 연정우를 보았다. 분명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그녀의 입술 사이로 주위를 얼려버릴 만큼 싸늘한 목소리라 흘러나왔다.
“지금 당장 널 죽이고 싶은 심정이야.”
연정우는 무언가를 깨달은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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