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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연정우는 잠시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자신의 시험지를 대충 훑어보던 임이서가 이 사실을 알아낼 거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임이서를 보았다. “뭐야. 정말로 대단하네. 혹시 너도 부모님 관심을 끌고 싶었던 거야?” 임이서는 또 웃음을 터뜨렸다. “그랬구나. 부모님 관심이 필요했구나. 하지만 부모님들은 성적 좋은 아이들을 좋아하지 않나? 그런데 반대로 하면 정말로 널 좋아해 주실 것 같아?” 연정우는 그녀의 함정에 넘어가고 말았다. 임이서는 계속 추측했다. “아니면. 네 형과 누나들은 다 공부를 잘하니까 넌 좀 다르게 보이고 싶었어?” “와, 씨X!” 연정우는 결국 저도 모르게 욕설을 읊조리고 말았다. “너 혹시 내 몸에 CCTV라도 설치했냐?” “굳이? 난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 설치할 필요도 없어.” “...” 연정우는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임이서가 그의 의도를 전부 파악했으니 더는 그녀의 앞에서 숨길 필요가 없었다. “우리 부모님은 누나와 함께 지내고 있어. 그래서 연성에는 일 년에 한 번쯤 올까 말까 해. 우리 누나는 예전부터 우등생이었거든. 그래서 나도 그럴 거로 생각하셨는지 나한테는 관심이 별로 없으셔. 오직 내가 시험에서 꼴등 할 때마다 연성으로 오셔서 날 혼내시거든.” 임이서는 다소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넌 왜 부모님과 안 계시고 여기 있는데?” 연정우는 눈을 가늘게 접으며 그녀를 경계했다. “내가 내 비밀을 왜 너한테 다 털어놔야 하는 거지? 그냥 호기심 때문에 물어보는 거야,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 거냐?” “...” ‘허, 누구는 뭐 묻고 싶어서 묻는 줄 아나.' 다만 말을 하다 보니 궁금해져 무심코 물어본 것이었다. 그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으니 그녀도 듣고 싶지 않았다. “말하기 싫으면 하지 마.” 임이서는 차가워진 눈빛으로 고개를 돌려 책을 보았다. “수업 시작하니까 나한테 말 걸지 마.” “뭐? 참나. 넌 성격이 왜 이렇게 꼬였냐?” 연정우는 그녀의 말을 무시한 채 계속 말을 걸며 그녀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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