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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임이서 옆에 선 연시윤은 임이서가 자신을 보지도 않고 말도 건네지 않는 모습에 당황했다. 임이서가 서명을 마친 뒤 실기 시험장으로 향하려 하자 연시윤이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임이서.” 연시윤의 손을 뿌리친 뒤 한 걸음 물러 선 임이서는 여전히 그를 보지 않으며 말했다. “시윤 씨, 자중해 주세요. 시험이 있어서 이만 가보겠습니다.” 연시윤은 자리에 서 있었지만 온몸으로 어두운 기운을 내뿜었다. 연정우가 조심스럽게 다가왔다. “임이서가 생리 중이라 감정 기복이 심한 것 같아요. 제가 달래볼게요.” 그제야 안색이 살짝 누그러진 연시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연정우가 안으로 들어갔을 때 임이서는 이미 차에 탄 채 운전 장내 실기 시험을 시작했다. 이내 빠르게 모든 항목을 통과한 임이서는 끝나자마자 바로 도로 연습하러 갔다. 연정우는 말을 걸 틈도 없었고 임이서는 연시윤에게 인사도 없이 떠났다. 연시윤은 대기실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연정우가 뛰어오며 소리쳤다. “상전님! 저 또 합격했어요! 이제 도로 연습할 수 있어요!” 사실 80점으로 간신히 합격한 것이었다. 연시윤이 연정우 뒤를 흘끗 본 뒤 물었다. “임이서는?” 연정우는 깜짝 놀랐다. “벌써 다 보고 갔는데요? 여기 안 왔나요?” 연시윤은 어이가 없었다. 저녁이 될 때까지 임이서는 연시윤을 피하는 듯 계속 보이지 않다가 연시윤의 취침 시간이 되어서야 그의 방에 나타났다. 하지만 평소와 달리 차가운 태도로 일관했다. 연시윤은 잠든 듯했지만 얼굴에 불안감이 맴돌았다. 침대 옆에 앉아 있던 임이서는 그의 주름진 이마를 바라보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었다. 주름을 펴주려다가 갑자기 정신이 들어 손을 거두고는 작은 침대로 돌아왔지만 쉽게 잠들 수 없었다. 별장에 온 후 처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머릿속에는 연시윤이 연혜빈에게 강제로 키스하는 상상으로 가득했고 생각할수록 가슴이 답답해졌다. 한밤중, 갑자기 일어나 앉은 임이서는 머릿속에 대담한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시윤 씨를 좋아하게 된 걸까?’ 고개를 저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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