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룸에는 임지성과 임효진, 그리고 임효진을 졸졸 따라다니던 아이들이 있었다. 임이서를 본 임지성은 젓가락을 내려놓고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그녀를 보았다. 꼭 그녀의 사과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임효진은 그녀를 보자 기세등등한 표정을 짓다가 이내 빠르게 표정 관리를 하면서 말했다.
“임이서, 왜 이런 곳에서 아르바이트했던 거야? 들어보니까 보름이나 했는데 고작 20만 원을 벌었다고 하더라.”
20만 원은 그녀가 한 끼를 사 먹기에도 부족한 돈이었다. 심지어 그녀가 입은 옷과 머리핀 하나마저도 20만 원을 훌쩍 넘겼다. 하지만 이 20만 원은 임이서가 매일 학교 끝나고 네 시간 동안 서빙을 해서야 번 것이었다. 이렇게 생각하니 임효진은 더 기세등등해졌다.
임이서는 시골에서 자라 뼛속부터 촌스러운 사람이었다. 돈 버는 것마저 이런 식으로 벌 수밖에 없는데 무슨 자격으로 그녀에게서 임씨 가문의 딸 자리를 빼앗을 수 있겠는가. 임이서가 힘들게 일해 번 돈은 그녀에게 너무도 하찮은 금액이었다. 이때 오윤지가 차갑게 비웃으며 끼어들었다.
“초라한 옷 꼬락서니를 보니 이런 비싼 음식은 먹어본 적 없겠네?”
그러자 옆에 있던 소위 친구라는 아이들이 맞장구를 쳤다.
“임씨 가문의 도우미로 지내면 얼마나 좋은데. 그 좋은 기회를 뻥 차고 이런 곳에서 서빙이나 하고 있다고. 정말 웃겨.”
“우리 학교에 이런 거지도 있었나?”
“그러게 말이야. 이런 거지와 같은 학교라니. 창피해 죽겠네.”
듣고 있던 임지성은 점차 표정이 어두워졌다.
“됐어. 다들 그만해!”
임지성은 임이서가 자신을 찾아와 애원하고 혼자 고립된 모습을 보는 것을 아주 즐겼다. 여하간에 그래야만 임이서는 늘 그를 떠올리며 그에게 도움을 요청할 것이었으니까. 그러나 다른 아이들이 임이서를 헐뜯는 목소리를 들으니 그는 그제야 임이서도 자신의 친여동생이라는 것을 떠올렸다. 여하간에 몸에서 같은 피가 흐르고 있었던지라 남의 입에 오르내리게 내버려두는 건 결국 임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는 일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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